정전협정 후 66년만의 의미 있는 회동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긍정적 영향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무장지대(DMZ) 회담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역사적 사건이다. 정전협정 후 66년 만에 북한과 미국 정상이 DMZ에서 만난 것 하나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잠깐이나마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녘 땅을 밟고, 남·북·미 정상이 함께 만나고, 우리가 제공한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이 회담을 한 것은 모두 사상 초유의 일이다.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과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도 의미가 있었지만 이번 DMZ 만남은 매우 파격적이고 상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전에 김 위원장에게 회동을 제안하고 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회동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점도 신선하다. 당초 회동 수준에 그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사실상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것이다.

1953년 7월 27일 240㎞ 군사분계선 남북 양쪽 2㎞ 구간에 걸쳐 설정된 DMZ는 남북 분단의 상징이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DMZ에서 남·북·미 세 정상이 만난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교착 상태에 빠져있던 비핵화 협상이 전격 재개된 것을 의미한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공동의 목표와 전략을 재확인하고 동맹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발전시키기로 다짐한 것도 평가할 만하다. 다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이번 만남이 실질적인 비핵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이번 만남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미 언론도 이번 회동이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페인 전략의 하나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걸핏하면 이전 정부와 비교하며 자신의 치적을 강조하는 데서도 이를 엿볼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견인하지 못하고, 김 위원장에게 정통성만 부여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질적으로 바꾸는 건 없고, 오히려 북한 핵 보유를 정당화하는 일이라는 비판이 미국 내부에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우려를 가짜뉴스라고 일축했지만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이 모든 것은 아무리 의미를 부여해도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번 회담이 역사적 의미를 가지려면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결단이 중요하다. 김 위원장은 “오늘 만남이 앞으로 우리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말을 지켜야 한다. 비핵화 시늉만 내면서 제재 해제를 유도해 핵과 경제 모두를 움켜쥐려 한다면 한·미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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