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양옆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양옆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배석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한·미동맹을 더 굳건히 하자는 데 공감했다. 양 정상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접점을 찾아 함께 추진키로 하는 등 경제 분야 협력도 논의했다.

한·미 정상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방위비 분담금, 미·중 무역분쟁 등 양국 간 민감한 현안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실제 회담에서도 방위비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다만 양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이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등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98분간 정상회담을 하고 “한·미동맹은 안보뿐 아니라 경제와 지역, 글로벌 이슈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자리 잡았다”며 “양 정상은 교역 및 투자 확대 모멘텀의 가속화로 한·미동맹을 호혜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개방성, 포용성, 투명성이라는 역내 협력 원칙에 따라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조화로운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태평양사령부를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꾸고, 일본·인도·호주와의 연대를 통해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등을 감안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한 직후 청와대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인도태평양 전략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이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배치되는 미국의 정책에 협조 입장을 표함에 따라 중국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공개석상에서 미국 입장을 두둔한 것으로 중국이 받아들일 경우 사드 사태와 같은 갈등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두 차례나 “한·미동맹이 전례 없이 굳건하다”며 양국의 돈독한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문 대통령과 좋은 파트너십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믿고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위대한 역사와 (동맹) 정신을 잊지 않고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의 우정은 초여름 짙어가는 녹음처럼 더욱 짙어질 것”이라 화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주인공이자 피스메이커”라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의 계속된 ‘트럼프 띄우기’ 전략이 남·북·미 정상의 사상 첫 판문점 회동을 성사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정상은 회담 후 비무장지대(DMZ) 내 오울렛 초소(OP)를 함께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뿐 아니라 (북한이) 전방부대를 개성공단 북쪽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한국의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며 개성공단 재가동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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