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복지 증진에는 기여했으나 건보 재정에 부담…
국고 지원 늘리고 과잉진료 차단 등으로 재정 누수 막아야


정부가 2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를 열었다.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이 대책은 급여 항목 확대, 저소득층 어린이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을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2년간 일부 MRI·초음파 검사 및 상급병실료(2인실까지) 급여화, 선택진료비 폐지 등으로 중증질환자들의 본인 부담이 최대 2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아동입원 진료비, 중증치매환자의 외래과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률도 기존의 최대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상한제를 도입하고 의료비 지원을 확대했다. 정부는 3800여개이던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전환해 2016년 63%대였던 건강보험 보장률을 2020년까지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소규모 병원들이 급여 항목이 확대될 경우 수입이 줄 것을 우려해 반발하고 있지만 여론은 문재인 케어에 대체로 우호적이다.

문제는 건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이다. 정부는 당초 문재인 케어 추진에 2022년까지 30조6000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20조원) 가운데 10조원을 사용하고, 국고지원금을 늘리고, 건보 보험료를 매년 3%대 인상하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본인 부담이 줄면 병원의 과잉 진료 유도, 도덕적 해이로 인한 ‘의료 쇼핑’ 확산 등으로 건보 지출이 예상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 현상도 재정 부담을 키우는 위협적인 요인이다.

건보 재정이 적자로 돌아서면 문재인 케어는 중단되거나 후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의 중장기 재정 전망은 너무 느슨해 보인다. 의료 혜택이 늘어나는 것만 앞세우고 돈 문제는 어물쩍 넘어가는 건 무책임하다. 야당에서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변화된 재정 여건을 냉정하게 재점검해 이 정부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선 국고지원율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보험료 인상을 요구할 명분이 생긴다. 정부가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지원해야 하지만 2017~2019년 국고지원율은 평균 13.4%로 법정 기준에 한참 못미친다. 지출을 늘리는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정작 국고지원은 이명박(16.4%) 박근혜(15.3%) 정부보다 줄인 건 어불성설이다. 과잉 진료나 의료 쇼핑을 억제하고 사무장 병원 단속, 약가 사후관리 강화 등을 통해 재정 누수를 줄이는 노력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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