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일 북한 목선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삼척항에 입항한 사건에 대해 경계작전의 과오는 인정하지만 은폐 의혹은 없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경계작전 실패 책임을 물어 합참의장 지상작전사령관 해군작전사령관을 엄중 경고 조치하고 육군 8군단장을 보직해임하기로 했다. 관할 지역에서 대북 상황이 발생할 때 해군과 해경을 지휘하는 통합방위작전 책임을 지는 육군 23사단장과 해군 1함대사령관은 징계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합동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북한 목선이 삼척항으로 입항하는 장면이 인근 소초에서 운영하는 지능형영상감시장비, 해경·해수청·삼척수협 CCTV에 촬영됐지만 전혀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23사단은 동해 해경청으로부터 최초 상황 및 북한 목선 예인 상황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 목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삼척항에 정박할 때까지 57시간 동안 감시·경계망이 뻥 뚫렸고 군·해경의 유기적인 대응 태세에도 큰 허점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군과 해경에 국가안보와 해상 경계작전을 맡겨도 되는지 의문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우리 군의 경계작전에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국민께 상황을 제대로 설명 드리지 못한 데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사실을 축소·은폐하려던 정황은 없었으나 초기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해 충분하고 정확한 설명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경계작전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보완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뒷북 대응이 아닐 수 없다. 북한 목선이 우리 영해를 헤집고 다니고 항구에 입항할 때까지 군·해경은 까맣게 몰랐다. 경계작전에 실패한 군·해경이 이적행위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청와대 개입 논란도 부인했다. 정부는 “청와대 행정관이 부처와의 일상적인 업무협조의 일환으로 브리핑에 참석했고, 행정관이 발표 내용에 대해 국방부 관계관들과 어떤 협의나 조율한 사항이 일절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재가를 받지 않고 국방부나 합참 단독으로 국가안보 관련 사안을 처리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남북, 북·미 관계를 고려해 정무적으로 대처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부 발표에도 은폐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한 점 의혹 없이 낱낱이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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