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국공립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급식 조리, 돌봄, 특수교육, 행정 업무 등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전국에 15만명이 있는데 4만~5만명이 참여했다. 5일까지 파업을 예고해 일선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학생의 학습권과 건강권이 침해돼선 안 된다는 점에서 파업 노동자와 교육 당국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렇다고 법적 절차를 거쳐 진행 중인 파업을 비난하며 복귀만 촉구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파업 이유를 경청해 타당한 요구는 수용하고 과한 요구는 수용할 수 없는 까닭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감당하지 못할 약속으로 이 상황을 넘기려 해선 안 될 것이다.

파업을 주도하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의 핵심 요구는 처우 개선과 법적 신분 보장이다. 문재인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지만 이행이 더디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이들 가운데 75~80%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고용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처우는 제자리걸음이라는 것이다. 학비연대는 자신들의 임금이 9급 공무원의 70% 수준에 불과하다며 2022년까지 80%수준으로 임금을 맞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초중등교육법에 교육 공무직을 명시해 신분을 보장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재정 여력이 안 된다며 난색이다. 사태가 이렇게 된 데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이 크다. 재원 대책도 없이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 개선을 공약해 기대를 잔뜩 키워놓았기 때문이다.

학교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과 정규직화는 국민적 공감대와 재원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학교에 꼭 필요한 일이고, 궂은 일을 맡아 하는데도 정규직 교직원에 비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 시정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업무 특성과 채용 과정이 다른데 이를 무시하고 정규직화와 동일한 처우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이라 공정성 논란을 부를 게 뻔하다. 정부는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교육 재정 확충에 나설 책임이 있다. 학비연대는 과도한 임금 인상과 조속한 정규직 전환 요구를 접고 여론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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