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불쑥 화가 치민다구요? 분노의 본질부터 들여다보세요

내 안의 감정, 마음 조절 어떻게…


한국사회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감정 조절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해 남을 해칠 뿐만 아니라 자해도 마다하지 않는다. 내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교회에도 가득하다. 분명히 내 감정도, 내 마음도 하나님이 주신 것일텐데 어떻게 조절하며 살아야할까. ‘악한 분노, 선한 분노’(토기장이)와 ‘마음, 하나님 설계의 비밀’(CUP)을 함께 읽어보자.

▒ 악한 분노, 건설적 불만으로 바꿔나가게 유도
악한 분노, 선한 분노/데이비드 폴리슨 지음/김태형·장혜원 옮김/토기장이



서점에 가보면 분노의 시대, 어떻게 분노를 조절하고 관리할까에 관한 책들이 넘쳐난다. 당장 분노 조절에 대한 실질적인 지침서를 기대했던 독자라면 이 책은 조금 실망스러울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완독하면 모든 문제가 즉각 풀릴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는 접게 되는 대신, 지금 내가 당면한 분노의 문제가 무엇인지 확실히 깨닫는 효과는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데이비드 폴리슨은 하버드대에서 심리학을,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필라델피아 기독교상담교육원에서 상담하고 가르치는 일을 해왔다. 미국에서 성경적 상담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팀 켈러 등 뛰어난 목회자들에게 영향을 끼쳐왔던 것에 비하면 국내에선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그는 먼저 분노의 정의부터 찬찬히 해 나간다. 분노를 인간의 본성으로 바라보며, 다른 본능과 마찬가지로 선한 분노와 악한 분노가 존재한다는 데서부터 논의를 출발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분노란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 잘못됐다고 느낄 때 적극 반대 견해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나는 그 일에 반대합니다’를 당신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분노의 본질은 흔히 떠올리는 격앙된 감정이 아니며 오히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 잘못됐을 때 우리가 내리는 가치판단이자 그에 따른 반응과 결부됐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게 가치판단과 연관이 있으므로 예수님이 보이셨던 것처럼 우리 또한 선한 분노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어떻게 악한 분노와 선한 분노를 분별할지, 악한 분노를 자비에 기초한 건설적인 불만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지 들려준다. 성경 말씀과 실제로 그가 마주했던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노련하면서도 균형감 있게 연결하면서 논지를 이어간다. 특히 나의 분노를 하나님의 관점으로 보도록 돕는 8가지 질문을 소개하는 대목은 여러 가지 면에서 유용하다. 저자는 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 반응하는지, 내 마음의 동기와 내 분노의 결과는 무엇인지, 상황의 진실은 무엇이며, 내가 하나님의 도움을 어떻게 의지하고, 어떻게 건강한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는지 물어보라고 권한다. 믿음과 순종의 결과를 통해 결국 이 모든 과정이 그리스도를 닮아가기 위한 과정임을 드러낸다.

분노의 문제 역시 우리가 이 세상에서 제자로 살아가며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임을 깨닫고 접근할 때 세상과 다른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 하나님이 설계한 삶의 순리 이해토록 도와
마음, 하나님 설계의 비밀/티머시 R 제닝스 지음/윤종석 옮김/CUP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요즘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잘 모르는 게 비단 자신의 마음 상태뿐일까. 대체 마음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마음 그 자체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저자 티머시 R 제닝스는 성경 원리와 현대 뇌 과학의 접목을 시도해온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다. 그는 이 책에서 “성경 용어로 마음은 자아의 응어리, 심연의 내밀한 자아를 가리킨다”며 “마음은 개성의 핵심 요소인 각 사람의 참 갈망과 애정과 동경과 신념과 정체가 머무는 곳”이라고 정의한다. 마음은 나를 나 되게 하는 성품이며, 그래서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저자는 마음을 컴퓨터의 소프트웨어에, 마음이 작동하는 터전으로서의 뇌를 하드웨어에 빗대 설명한다. 국내에 먼저 소개된 저자의 ‘뇌, 하나님 설계의 비밀’을 함께 읽어보면 좋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선량한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에 ‘변질된 관점’이 뿌리내리면서 두려움과 중독과 폭력의 노예가 됐다”며 “이런 사고의 전염병과 왜곡된 신념을 파악해 제거하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그는 하나님의 법, 사랑의 법을 자연법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실정법처럼 인식하는 것을 ‘사고의 전염병’ ‘변질된 관점’ ‘왜곡된 신념’이라 비판한다. 고대 이후 중세와 근대를 거치면서 하나님의 법을 마치 인간이 만든 법처럼, 형벌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지켜야 하는 법으로 보고 있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뜻이다.

그는 인간이 옳고 그름을 판단해 결정을 내리면서 거치는 7가지 단계를 소개한다. 1단계는 가장 초보적인 단계, 내게 돌아올 것이 상이냐 벌이냐에 따라 판단하는 ‘상벌’ 이다. 2단계는 교환 가치, 3단계는 사회적 동조, 4단계에서는 법과 질서다. 5단계부터 타인을 향한 사랑이 등장한다. 6단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순리에 따르는 삶, 마지막 단계는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 즉 하나님이 설계한 삶의 순리를 이해하고 하나님의 목적에 협력해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율법적 신학은 경건의 모양만 있을 뿐, 삶을 변화시키고 마음을 새롭게 하는 사랑의 능력은 없다”며 “오직 사랑만이 연합을 이루고 규칙을 뛰어넘고 자의적 법을 초월하고 교리적 차이를 대신하며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신학적이면서 동시에 신경과학적인 설명을 통해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의 사랑이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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