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대장에서,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광범위하게 발병한다. 발병양상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 피가 섞인 설사, 심한 복통, 발열, 식욕부진, 체중감소, 피로감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완치가 없는 만성질환에 해당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는 2013년 4만6730명에서 2018년 6만5802명으로 5년 새 약 40% 늘었다.

특히 20~30대 환자는 2013년 1만 7369명에서 2018년 2만 5096명으로 가장 많이(44%) 증가했다. 지난해 연령별 요양급여비용 총액을 살펴보면 20~30대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51%)을 차지할 정도로 젊은 층에 집중돼있었다.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더 많았다.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까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우리나라 등 아시아 국가 발병률 증가의 경우 서구화된 식생활과 생활양식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부모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일 경우 자녀가 염증성 장질환에 걸릴 확률은 보통사람에 비해 8~10배 정도로 다소 높은 편이나 반드시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설사와 복통 등 급성 장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감염성이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고성준 교수는 “북미와 북유럽 지역은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률이 향후 10년 내 전체 인구의 1%(현 0.5%)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도 이런 양상을 점차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거 ‘서양인 병’으로 여겨졌던 염증성 장질환의 국내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고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다. 유전적 요인, 면역조절기능 이상, 그리고 장내 미생물 변화나 식생활, 흡연 등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며 “어린나이에 심한 크론병을 앓는 아이들의 경우 유전자의 큰 변이가 일어나는 등 유전적인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증가했지만, 여전히 숨은 환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의 범위가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실제 진단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심한 복통이나 혈변으로 인해 병원에 빨리 내원하는 환자가 있는 반면, 가벼운 장염 증상으로 여기고 오랜 기간 방치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며 “복통과 설사 증상이 4주 이상 반복되거나 붉은 혈변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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