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살며 병원 진료만 한국에서 받는 ‘의료쇼핑족’에 대한 성토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건강보험 당기 재정이 8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자, 재정누수요인을 근절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국내 거주하는 우리나라 국민은 건강보험 당연가입 자격을 얻는다. 단, 조건은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할 것. 그러나 앞선 ‘의료쇼핑족’처럼 건보료 납부 의무하지 않은 채 혜택만 보려는 이들에 대한 공분이 일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건보먹튀’에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법을 회피하는 방법도 지능적이다. 건강보험법에 따르면, 국외로 여행 중이거나 국외에서 업무에 종사중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건보의 급여가 정지되고, 건강보험료도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건강보험료가 매달 1일 기준 부과되기 때문에 국외에 있었던 급여정지자가 1일 이후 입국해 그 달 안에 다시 출국하면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이러한 ‘월중 입출국자’ 15만명 중 건강보험료 납부 없이 건강보험을 적용받은 환자는 10만명으로 추산됐다. 월중 입출국자 3명 중 2명은 건강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고 건보 혜택만 받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줄줄 샌 지난해 건보 재정은 약 192억원으로 추정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건강보험료 납부 없이 건강보험급여만 받아간 이들은 총 22만8481명이었으며, 그 기간 동안 건보재정 419억원이 사용됐다. 2016년 7만392명이었던 ‘먹튀 월중 입출국자’는 지난해 10만4309명으로 급증했다. 건강보험급여액도 약 117억원에서 190억원으로 늘어났다.

때문에 공평한 건보 부과체계를 위해 현행 건강보험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보공단 자격부과실 관계자는 “현행법에 따르면, 월중 입·출국자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를 막기 위해 국회에서 ‘건강보험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이주 신고를 하지 않고 국내에서 진료를 받는 한국인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나, 이들이 야기하는 건보 재정 누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모수가 안 되기 때문에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며 “제도 운영에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면 국민 정서에 맞아야 한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해외 유학생도 이러한 얌체족의 범주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건보공단의 입장은 다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주민등록증을 보유하고 해외에서 공부를 하다 방학 등을 활용해 한국에서 진료를 받고자 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건강보험의 기본 정신은 해외에 나갔다가 국내에 돌아온 우리 국민에게 공백 없는 건강보험 보장을 해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이주 신고를 하지 않고 유학생과 섞여 건강보험법을 악용하는 이들에 대해 공단이 주민등록자료를 바탕으로 한 확인 과정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건보공단은 “작정하고 속이고 들어오면 일일이 대면 조사를 하지 않는 한 찾아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관련해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양균 쿠키뉴스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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