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난임 환자의 치료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난임 치료에 대한 부담감과 정신적 고통은 여성의 몫이었다. 난임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는 사회적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 지원 대상도 여성이 주가 됐다.

그러나 최근 남성 난임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포괄적인 난임 지원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남성 난임 환자는 2016년 기준 6만1900명으로 2011년과 비교해 55% 증가했다. 특히 연평균 증가율은 약 11%로, 여성 대비 5배 이상 높다. 남성 난임의 증가는 만혼, 잘못된 생활습관 등과 연관이 있다. 이는 정자의 활동력 저하, 무정자증 등을 유발한다.

난임으로 인한 정신적 고충을 호소하는 남성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개소한 ‘중앙 난임·우울증 상담센터’ 이용자 가운데 남성 환자는 전체의 14%를 차지한다. 개소 당시에는 10%도 채 되지 않았다. 대부분은 ‘아내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안나 중앙 난임·우울증 상담센터장은 “난임의 원인이 남성에게 있어도 치료 과정의 대부분은 여성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신체적, 정신적 고충을 겪는다”라며 “남성도 그런 아내의 고통을 함께 느끼면서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 원인이 남성에게 있을 땐 미안함 때문에 위축감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가 길어질수록 예민해진 부인과의 불화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를 받는 여성도 난임의 원인이 남편에게 있을 때 불안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센터장은 “보건사회연구원의 ‘난임부부 지원사업 결과분석 및 평가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난임 관련 정신·심리상담을 받아봤다는 환자 가운데 남성은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도 상담 대상자인데 많은 여성이 혼자 감당하고 있다”며 “중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에서는 ‘누구의 남편’이 아니라 ‘상담 대상자’로 상담을 실시할 수 있도록 별로 상담사를 배치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 센터장은 난임의 원인이나 책임 소재를 두고 갈등을 빚기보다는 ‘부부’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임은 ‘부부’의 가임력 문제이고, 남성에게 100% 원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체외수정을 포함한 의학적 치료를 수차례 진행할 동안 여성의 가임력이 유지돼야 임신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40세 이후부터는 임신에 성공하더라도 자연유산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임신이 안 되더라도 부부가 정서적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최 센터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임신이 안 되더라도 안정적인 부부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부부가 함께 극복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난임 치료가 지원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쿠키뉴스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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