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워킹맘 일·가정 양립 어렵다니… 슬픈 현실”

2019 아시아 지역회의 참석 이바 리 홍콩YWCA 부회장

이바 리 홍콩YWCA 부회장이 최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학교회에서 여성의 역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결혼을 꺼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어요. 가부장적 사회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부활 후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이 여성이거든요. 여성들은 모두 스스로를 가치 있게 생각하면서 세상 속에서 ‘피스 메이커’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이바 리 홍콩YWCA 부회장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학교회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리 부회장은 한국YWCA연합회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이화여대에서 개최한 ‘2019 아시아YWCA 지역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리 부회장을 비롯한 12개국의 아시아YWCA 대표들은 각국에서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임금 수준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가사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를 위한 결의문도 채택했다.

리 부회장은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 때문에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홍콩은 영국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은 탓에 한국보다 유교 사상의 영향을 덜 받았다고 설명했다.

“홍콩은 여성들이 결혼 후에도 눈치 보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습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온 이주 여성들이 가사노동과 아이 돌봄 등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여기에 드는 월 60만원 정도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으면 직업을 선택하고 힘들면 전업주부로 남지요.”

리 부회장은 그러나 홍콩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홍콩YWCA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높이고 전업주부가 자존감을 느끼도록 다양한 직업 체험과 상담,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한국교회도 여성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리 부회장은 최근 범죄인인도법 개정에 반대해 200만명의 홍콩 시민이 거리시위를 벌인 것과 관련, 홍콩 교회의 동향도 전했다.

“홍콩 크리스천들은 폭력적인 해결방법 대신 평화로운 방법을 택했지요. 홍콩 성도들은 지난 11일 시위 현장에서 손을 잡고 9시간 동안 찬양했습니다. 놀라운 일이었죠. 시위가 진행된 3주 동안 거의 모든 교회가 24시간 문을 열고 사람들에게 잠자리와 음식 등을 제공했어요. 기도회도 계속 열렸고요.”

리 부회장은 한국 크리스천 여성들을 향해 “일하는 여성이든 전업주부든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자신을 보고 두려움을 갖지 말라. 마음으로 함께하겠다”면서 “홍콩을 위해서도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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