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사고였다. 서울 잠원동과 경기도 부천 철거 현장에서 건물이나 가림막이 무너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일 잠원동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의 외벽이 무너지면서 도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들을 덮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숨진 여성은 예비 신랑과 함께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다 참변을 당했다. 6일 부천 연립주택 철거 현장에서는 공사용 가림막이 쓰러져 차량 2대가 파손됐다. 다행히 이 차량들에는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았다. 두 사고 모두 차 안에 승차한 사람이나 행인이 많았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사고였다.

잠원동과 부천 사고는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인재(人災)로 추정된다. 잠원동 철거 작업을 맡은 업체는 지지대(잭서포트)를 전혀 설치하지 않았다. 철거업체는 각 층에 10개의 잭서포트를 설치하는 계획서를 서초구에 제출하고도 이행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 현장을 감식한 전문가들은 잭서포트를 설치하지 않은 것이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2017년 서울 낙원동 공사 현장 붕괴 원인도 부족한 잭서포트 탓이었다. 또 잠원동 철거업체는 철거 도중에 발생하는 콘크리트 잔해를 제때 치우지 않고 현장에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잔해물이 쌓이면 하중이 무거워져 건물의 붕괴 위험이 커진다. 부천 철거 현장에서도 치우지 않은 콘크리트 잔해가 가림막 쪽으로 쏠리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서초구가 잠원동 건물을 철거하기 전에 16개 보완 조치를 주문했지만 철거업체는 서류만 제출했을 뿐 이행 계획을 지키지 않았다. 서초구는 철거업체의 보완 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곳곳에는 크고 작은 노후 건물이 수없이 많다.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일수록 노후 건물이 수두룩하고 철거 공사도 잦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대형 안전사고가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철거 현장의 안전 조치를 의무화하는 법과 제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경찰은 건축주와 철거업체, 감리업체 등을 대상으로 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수사해 엄벌에 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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