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30대 기업 총수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7일 일부 대기업 총수들과 만났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갈수록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한국이 대북 제재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가 하면 측근들은 한국이 북한에 화학무기 관련 물질을 공급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언론에 흘리고 있다. 경제 보복을 정당화하고 강화하기 위해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또 “문 대통령이 대북 영향력이 없다”며 외교적 결례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한국을 적대적 상대를 칭하는 표현인 ‘무코가와(저쪽편, 상대편)’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로키로 일관해오던 청와대가 적극 대응 방침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일본의 이번 조치를 보복적 성격으로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개별 기업이나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의 대응에 맡길 일이 아니다.

일본은 전쟁을 준비하듯이 오랜 시간에 걸쳐 치밀하게 준비해 경제 보복에 나섰다. 수출 규제 조치가 취해진 부품·소재는 다른 나라에서 구하기 힘든 것들이다. 일본은 자동차나 정밀화학 등 다른 분야 핵심 부품·소재도 규제하는 제2, 제3의 경제 보복 조치들을 시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물품을 규제하는 캐치올(catch all) 규제를 발동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서로 총만 쏘지 않을 뿐 사실상 전면적 경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번 조치가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표를 결집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있으나 선거가 끝난 뒤에도 보복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부가 비상체제를 가동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의 기업인 만남이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의 보복 징후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 갈등 속에 함몰된 상태에서 경직된 경제 정책으로 일관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반도체 부품·소재 국산화 지원 같은 단순 대응을 넘어 우리 경제의 구조와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나 대일 수출 규제 같은 감정적인 대응은 피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반도체 생산 차질로 피해를 보는 미국·중국·유럽연합 등과 국제 공조를 통해 대응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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