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가 있는 교회… “소통도 사역”

창고를 문화공간으로… 송도예수소망교회의 ‘선택’

인천 송도예수소망교회가 이웃 주민들을 위해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셰익스피어 하우스’. 지난 5월 이곳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그림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송도예수소망교회 제공

인천 연수구 인천타워대로 에몬스플라자 4층 복합문화공간 ‘셰익스피어 하우스’. 지난 2일 찾은 이곳의 내부는 원목의 질감과 색감을 살린 단순하고도 정갈한 분위기였다. 왼쪽 책꽂이에는 셰익스피어의 다양한 작품들이 진열돼 있다. 차를 마시며 대화할 수 있도록 테이블과 커피 드리퍼도 갖추고 있다. 가운데 무대에선 예배를 드리거나 공연을 할 수 있다.

송도예수소망교회(김영신 목사) 옆에 있는 20평(66.1㎡)의 이 공간은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공간으로 제공된다. 최대 100명이 앉을 수 있어서 주민들이 작은 공연을 하거나 연습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대관비는 1시간에 1만원으로 책임감 있게 공간을 사용하도록 최소한으로 책정했다. 이 공간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모두 사회에 환원한다. 주민들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쾌적한 문화공간이 생겼다며 만족해한다.


이곳은 두 달 전만 해도 성가대가 연습하고 교회학교 학생들이 예배드리는 채플실이었다. 주중에는 각종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됐다. 김영신 목사는 성도들과 교회 창립 10주년을 의미 있게 보내는 방안을 모색하다 이곳을 문화공간으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서울 대학로에서 ‘공간사역 프로젝트’를 하는 오동섭 미와십자가교회 목사를 만나 서로의 비전을 나누다 셰익스피어를 콘셉트로 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송도에는 소극장이나 악기연습이나 세미나를 할 수 있는 소규모 공간이 많지 않은 데다 대여비용도 비싸다. 주민자치센터에 있는 공간을 대여하는 것도 너무 어려워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문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달간의 공사 끝에 지난 5월 26일 셰익스피어 하우스를 개관했다. 주일엔 성도들이 쓰는 공간으로, 주중엔 각종 공연과 세미나, ‘원데이 클래스’, 소모임 등 지역주민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사용한다. 교회는 교육담당 교역자인 차기석 전도사를 이곳 대표로 세웠다.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도 교회 사역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오픈기념 공연 후 공연팀이 차기석 대표(앞줄 왼쪽 두 번째)와 김영신 송도예수소망교회(세 번째) 목사와 기념촬영을 한 모습. 송도예수소망교회 제공

차 대표는 “‘야곱의 집’이라 하면 일반인에게는 쉽게 다가오지 않을 것 같아 영국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며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햄릿’ ‘맥베스’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그는 성경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영국인들을 위로했다”고 말했다.

셰익스피어 하우스는 오픈기념 뮤지컬 ‘꿈사마(꿈을 사냥하는 마법사들의 이야기)’의 수익금 전액을 미혼모 단체 ‘위드맘’에 전달했다. 지난달 21일 교회 성도를 대상으로 한 앙코르 공연이 이어졌다. 모두 만석이었다. 차 대표는 “지난달 공연은 ‘원포원(One for One)’ 기부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이를 바탕으로 호스피스병동에서 무료 공연을 하기로 했다”면서 “성도들과 주민들의 공연 티켓 한 장 한 장에 의미를 부여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차 대표는 “유행을 좇아서 이 공간을 카페로 만들었다면 실패했을지 모른다”며 “이웃 주민들이 정말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게 뭔지를 살펴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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