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자리 안정자금의 부정 수급이 큰 문제가 됐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영세자영업자들에게 국가가 지급하는 지원금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모두 553억6100만원의 일자리 안정자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나갔다. 무려 17만3687명에게 안정자금이 잘못 지급됐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집행 실적을 올리기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뿌리려는 정부의 의도를 알아챈 사람이면 누구나 손댈 수 있는 ‘눈먼 돈’에 가까웠다. 고용노동부는 최근에야 반기에 한 번씩 해온 일자리 안정자금 지도 점검을 분기마다 시행하고 점검 대상 사업장도 연 4배로 늘리는 대책을 발표했다.

제2의 일자리 안정자금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게 청년 고용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청년추가고용장려금)이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5인 이상 중소·중견기업이 만 15∼34세 청년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면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년 1인당 연간 최대 900만원씩 3년 동안 지급한다.

청년고용장려금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장려금을 신청할 때 4촌 이내 친인척 여부를 사업주가 기재하게 돼 있는데, 거짓 기재해도 사실상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또 기존 재직 근로자를 신규 채용자로 속여 장려금을 받는 사례도 빈발한다. 청년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해 놓고 서류상 정규직 채용으로 기재해 장려금을 챙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모든 업종의 중소·중견기업(5인 이상)이라면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 요건을 넓히다 보니 지원금을 ‘대리신청’해주는 전문 알선꾼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데도 당정청은 지난해 3416억원이던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사업 예산을 올해는 9628억원(추가경정예산 포함)까지 늘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청년고용장려금이 소진돼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을 도와줄 수 없다”며 금액 확대를 촉구했다. 감사원이 일부 사업체를 대상으로 감사에 들어갔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 지급 기준을 강화하고 운영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점검하는 게 우선이다. 또다시 ‘눈먼 돈’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이번 기회에 제도 개선책을 꼼꼼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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