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놓고 통신업계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경쟁사들은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이동통신 시장의 ‘메기’ 역할 해오던 알뜰폰 시장이 소멸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집중 부각시키고 나섰다. LG유플러스는 “발목잡기”라고 발끈하면서 “인수 후에도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유지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알뜰폰 시장 1위는 78만50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CJ헬로다.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1.2%에 불과하지만 알뜰폰 시장만 놓고 보면 점유율이 9.8%에 달한다.

그동안 CJ헬로는 낮은 요금으로 거대 통신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오던 알뜰폰 시장의 맏형 역할을 하며 정부의 육성정책을 주도해 왔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알뜰폰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을 우려한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정체된 시장에 오히려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8일 “현재 알뜰폰 시장은 지속적인 적자와 가입자 확대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CJ헬로와 결합해 양사의 장점을 주고받는다면 전체 시장에서의 경쟁을 활성화하고 알뜰폰이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에서 지난 5일 열린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 방향’ 토론회에서도 업계 관계자들은 유료방송 생태계 논의보다 알뜰폰 이슈 등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2016년 CJ헬로비전(현 CJ헬로)을 인수하려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고배를 마셨던 SK텔레콤은 ‘정책적 일관성’과 ‘형평성’을 근거로 사실상 반대 입장을 냈다. 당시 공정위가 CJ헬로를 독행기업(독과점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고 판단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변함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유료방송 시장의 ‘지각변동’이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업계 순위가 4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는 동시에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도 2위인 SK텔레콤 계열을 바짝 뒤쫓으면서 시장에서의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이란 해석이다.

그렇다보니 경쟁사들이 이를 견제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기 전에 알뜰폰 사업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들이 알뜰폰 인수를 문제 삼는 것에 대해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발목잡기”라며 발끈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케이블TV 방송사인 티브로드 인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본인들의 ‘독과점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애먼 알뜰폰 시장을 들먹인다는 주장이다. 다른 경쟁사인 KT 역시 자사 알뜰폰 가입자 이전을 우려해 ‘훼방’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통신사들이 케이블TV 방송사를 인수해도 별다른 콘텐츠 투자는 하지 않은 채 결합상품 중심으로만 몸집을 불려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사들이 IPTV 사업을 겸하는 구조에서 모바일 결합상품 확산에 따른 ‘유선상품 끼워팔기’ 및 출혈경쟁에 따른 방송산업 황폐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따른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정위 인사로 인해 심사가 지연될 수 있겠지만 늦어도 9월 전후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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