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바람막이 역할하기를…
수사권 조정·내부 비리 엄단 등 검찰개혁에도 앞장서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취임하게 된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말했다. 모두발언은 물론이고 질의 응답 과정에서도 거듭 그 뜻을 밝혔다. 여야에 치우치지 않는 정치적 중립은 검찰에 요구되는 제1의 덕목이다. 문제는 실천인데 윤 후보자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적폐청산과 국정농단 수사를 진두지휘해 여당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일부 야당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편파 수사를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지명하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을 받기 마련이다. 결국 검찰총장의 소신과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윤 후보자는 검찰총장으로 임명된다면 일선 수사 검사들이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수 있도록 바람막이가 돼 줘야 할 것이다.

윤 후보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종 결정은 국민과 국회의 권한”이라고 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의견을 적극 개진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윤 후보자는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했지만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에는 부정적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를 강화할 방안이 수사지휘권만 있는 게 아닌데 이에 집착하는 것은 경찰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 검찰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이 검찰 개혁에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검찰 개혁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시점에서 기득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검찰총장으로서 중대한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

검찰이 그동안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데는 내부 비리에 눈을 감아왔던 전력도 크게 작용했다. 김학의 사건이나 검찰 내 성희롱 사건 수사 등에서 보듯 검찰은 기소독점권을 악용해 검사나 검사 출신 전관들에 대해 솜방망이 수사를 해 온 게 사실이다. 법과 정의를 수호하고 누구에게든 공평무사한 국민의 검찰이 되려면 정치·경제 권력은 물론이고 내부 비리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할 것이다.

윤 후보자는 겸허한 자세로 스스로를 되돌아 보길 바란다. 자신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내고 국민에 군림하는 검찰이 아니라 봉사하는 조직이 되는 데 기여할 적임자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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