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동산고 “자사고 평가 형평성에 문제”

학부모비대위 항의 집회

안산동산고 학부모비상대책위가 8일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취소에 대한 청문이 열리는 경기도 수원 장안구 수원보훈교육원 입구에서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수원=강민석 선임기자

‘교육청 재량평가 교육감 마음대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결사반대’.

8일 오후 경기도 수원 장안구 수원보훈교육원 입구에 자사고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하는 빨간색 플래카드가 등장했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안산동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에 대한 청문을 앞두고 이 학교 학부모비상대책위가 경기도교육청의 평가에 문제가 있다며 검정색 옷을 맞춰 입고 항의에 나선 것이다.

“학생들 중 명문대 입학을 위해 전학하고 싶지만, 동산고에서 만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만든 행복한 교육문화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아이들이 태반이에요. 자사고 재지정 문제를 두고 ‘특권교육 귀족학교 철폐’라는 프레임이 씌워지는 게 안타깝습니다.”

인남희 학부모비대위원장은 “획일적·경쟁적인 교육현실 속에서 성숙한 인격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온 학교가 자율성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무턱대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평가과정에 문제가 발견됐으니 교육당국이 책임감을 갖고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당초 제3자의 객관적 판단을 위해 도교육청에 이날 청문을 ‘전면 공개’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됐다. 청문은 학교 관계자와 일부 학부모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개됐다. 학교 측에선 교장, 교감, 교직원, 학교법인 이사, 변호사 등 10명으로 대응팀을 꾸렸다.

2시간여 후 청문장을 나서는 학교 측 관계자와 학부모들의 표정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조규철 교장은 “한쪽이 갖고 있는 의문점에 대한 질의, 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이 있어야 청문으로서의 의미가 있는데 방어적 자세로만 일관하는 모습에 실망이 컸다”고 밝혔다. 조 교장은 “교육청이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린 후 평가의 불공정성을 소명하기 위해 다각도로 분석했다”며 “재량평가의 경우 타 시도에 비해 감점 배점이 2~4배 이상 커 형평성에 어긋나는 점, 평가기준을 충족했음에도 학생납입금 부문에서 최하점을 받은 점 등을 적극 소명했다”고 설명했다.

인 위원장은 “타 시도와의 평가 형평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원론적인 얘기만 늘어놓는 모습을 보고 왜 청문을 비공개로 할 수밖에 없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개탄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도 교육청의 부실한 평가를 제대로 점검만 해도 이번 평가의 부당함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장은 청문 현장에 함께해준 학부모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진리가 승리함을 세상에 알리자”고 권면했다. 그는 “법적 다툼을 불사하더라도 학생들이 바른 교육관이 정립된 환경에서 배울 수 있는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도 교육청은 청문 자료를 토대로 20일 이내에 교육부에 동의신청 절차를 밟고, 교육부는 동의신청 접수 후 50일 이내에 동의여부를 결정해 교육감에게 통지해야 한다. 학교 관계자는 “2020년 학교운영 계획을 확정 공지하는 일정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다음 달 31일 이전에 교육청이 최종 결과를 학교에 통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산·수원=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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