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이 다가왔다. 이와 더불어 어디로 여행을 갈지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751개 기업을 대상으로 6월 24∼28일 ‘2019년 하계휴가 실태조사’를 한 결과 올해 여름휴가는 4.0일로 작년보다 평균 0.2일 늘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콜의 공동 설문조사에서는 직장인 10명 중 8명꼴인 78%가 올해 여름휴가를 계획 중이다. 상당수가 여름휴가지로 해외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올해 출국자 숫자가 사상 처음 3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반면 성인 남녀 2373명을 대상으로 한 야놀자와 잡코리아의 ‘여름휴가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2.6%인 1249명이 여름휴가를 떠나고, 대부분(81.8%)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답했다.

해외도 좋지만 국내에서도 피서와 함께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전국 농어산촌은 바쁜 일정에 시달리는 도시민들에게 여름휴가철 피서지로 손색이 없다. 기성세대에게는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전통문화와 생명의 소중함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올 여름방학 동안 농어산촌 전통테마마을로의 여행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을 듯하다. 때맞춰 한국관광공사는 휴가철을 맞아 ‘7월 추천 가볼 만한 곳’으로 농어산촌체험마을 6곳을 추천했다. 6곳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독특한 체험으로 인기를 끄는 마을들이 많다. 일례로 충북 제천의 슬로시티인 수산면에는 청풍호 카누카약장, 옥순봉 전통활쏘기 체험장, 상천약된장체험장 등 다양한 체험 시설이 마련돼 있다. 특히 수산1리 제비마을은 매년 제비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100여 개의 제비집이 있다. 청풍호와 옥순봉, 금수산으로 둘러싸인 수려한 자연경관은 덤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물놀이와 함께할 수 있는 농촌체험 여행지 7곳을 선정했다. 연천 푸르내마을 메기잡기 체험, 파주 한배미마을 옥수수 수확 체험, 양양 38평화마을 조개잡이 체험, 인제 고로쇠마을 도토리묵 만들기 체험, 괴산 둔율올갱이마을 올갱이 잡기 체험, 완도 신학마을의 다슬기 체험, 거창 수승대마을 수승대 트레킹 등이 포함됐다.

농촌진흥청이 우리나라 곳곳에 전해지고 있는 전통문화와 지식을 발굴해 이들을 소재로 조성한 농촌 전통 테마마을도 좋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전통놀이와 풍습을 소재로 한 마을, 아름다운 산과 강이나 바다가 있는 마을, 건강과 휴식을 위한 마을, 고향의 맛을 체험할 수 있는 마을 등 전국 170개의 마을이 지정·운영되고 있다.

농협의 농촌체험 프로그램 ‘팜스테이’도 인기다. 단순히 시골 농가를 찾아 민박하던 형태와 달리 농가에서 숙식하며 휴식과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자녀들에게 매일 식탁에 오르는 농산물을 현장에서 보고 체험하는 자체가 생생한 공부가 될 수 있다. 여기에 갓 딴 옥수수를 삶아 먹고, 복숭아·수박 등 계절과일을 정자나무 그늘에 앉아 먹는 재미도 더해진다.

하지만 도시민들이 농어산촌을 찾게 하려면 세심한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도시민들이 농촌관광을 할 때 가장 불편한 점으로 비위생적인 숙소를 꼽는 만큼 편하고 깨끗한 잠자리가 제공돼야 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농촌은 불편한 곳’이란 이미지를 심어주면 더 큰 문제다. ‘시골의 정취’라고 참아내기에는 심한 곳이 없지 않다. 안전과 질서, 바가지요금 근절 등도 도외시돼서는 곤란하다. 손님맞이에는 사소한 부분이라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도시민의 입장에서 불편한 점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핀다면 농촌이 ‘관광후보지 1순위’ ‘최고의 여름휴가지’가 될 게 분명하다. 농촌과 연계한 국내 여행이 활성화되면 해외여행에 굳이 나설 이유가 줄어든다. 일본처럼 국내 여행을 너무 즐기는 국민에게 해외여행을 권장하는 날도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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