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CPA) 2차 시험의 문제 일부가 특정대학 고시반에서 실시한 특강 및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게 출제됐다는 의혹이 거세다. 금융감독원은 조사에 들어갔다. 의혹의 핵심은 사전에 ‘족집게’ 식으로 제시된 내용이 실제 시험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출제 형태가 비슷해 보일 수 있다”면서도 “일반 기출문제나 교재에도 나오는 보편적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전 유출 의혹에 대해 “출제위원의 출제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의혹은 현직 회계사와 시험 준비생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 시작됐다. ‘서울의 한 사립대 CPA 고시반 학생들에게 2차 시험 문제 일부가 사전에 배포됐다’는 논란이 일었고, 지난 5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됐다.

해당 대학은 지난 4월 A교수를 강사로 초빙해 ‘CPA 2차 시험 답안지 작성 특강’을 열었다. 이때 배포된 파워포인트(PPT) 1장 분량의 ‘중점정리 사항’ 문건에 있는 내용 중에 일부가 실제 시험에 등장했다. 회계감사 과목 문제 8개 중 7개가 그것이다. 같은 대학 CPA 고시반 모의고사에 나왔던 문제 2개가 2차 시험에 출제된 문제와 도표 형태, 문장 등에서 유사하다는 주장도 확산됐다.

금감원은 현 단계에서는 사전 유출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권추 금감원 전문심의위원은 “논란이 된 문제와 실제 문제가 출제 형태는 유사하지만, 세부 질문과 표현 방식은 다르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논란이 된 PPT도 최근 변경된 제도 등을 단순히 제목만 나열한 수준이라 ‘특강 내용이 사실상 100% 적중됐다’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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