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흥호 총장의 성경과 선교] 흔들림 없는 믿음의 백성들, 구원역사 동참 사명

<11> 남은 자들의 의미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학생들이 2017년 1월 베트남 꽝찌성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신대 제공

유대인들이 참된 아브라함의 자손인지를 논의하면서 혈통적인 이스라엘에만 중점을 두고 있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구원계획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증거다. 하나님께서는 누구든 하나님을 믿어 참되고 영적인 이스라엘, 곧 믿음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

예수님 당시도 많은 유대인이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여호와 하나님의 백성들은 육체적·혈통적인 아브라함의 자손들이라는 가정하에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잘못된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배타적인 이스라엘의 태도는 여러 시기를 거치면서 더욱 고착화됐다. 이방인들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설움 가운데 살았던 포로기와 다시 회복해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오는 귀환기를 거치고, 느헤미야와 에스라 시대를 통해 그들만의 혈통을 더욱 중시하게 됐던 것으로 보인다.

‘남은 자’(The Remnants)의 개념은 숫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자들이 진정한 남은 자들인지에 대한 영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이는 선민의식에 사로잡혀있거나 편협한 인종주의 혹은 독선과 자기 만족적인 신앙을 고집하는 것과 대립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구약에서 말하는 남은 자들은 주변에 어떠한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끝까지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저버리지 아니한 자들이었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그들이 진정한 하나님의 신실한 자들이었고 참된 이스라엘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많은 민족 가운데 불러 세웠고 창조주 하나님의 세밀하신 보살핌을 통해 살아가고 있다는 믿음을 견지하며 사는 신실한 자들이 결국 남은 자의 반열에 설 수 있었다. 이들은 하나님만이 구원자이시며 그들을 구원해 주실 것이라는 소망을 갖고 살았다. 이런 소망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역사에 동참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궁극적으로 모든 민족을 구원하려는 목적이 있으며, 이 ‘남은 자들’을 통해 그 목적을 성취해 가는 것이다. 이 목적에 함께하는 자들은 하나님과의 영적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나 윤리적으로도 죄를 범하지 아니하려고 노력하는 자들을 일컫는다.(겔 37:23)

하나님과의 관계를 지속시켜가면서 끝까지 남게 된 자들은 하나님의 깨끗한 백성이 될 것이며, 영적으로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기에 합당한 자들이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남은 자들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구원하기 원하신다. 하나님께서 구원의 열정에 그들을 참여케 하는 것도 구원계획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 이것이 남은 자들에게 주어진 선교적 사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남은 자들은 누구이며,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은 선교 사명을 감당해 가는 데 있어 중요한 기초가 된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날도 이 남은 자들을 찾으시며, 이들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만들어 가신다. 이들을 통해 가시적인 교회도 확장해 가신다. 이들을 통해 회복의 역사를 보여주신다. 이들을 통해 이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신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선택받은 백성이었지만 끊임없이 주변의 문화와 상황에 도전을 받고 신앙을 타협하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이방 문화의 풍속을 좇았고 블레셋 사람들처럼 점을 치며 배금사상이 팽배하고 우상이 가득해 “천한 자도 절하며 귀한 자도 굴복”(사 2:5~11)하는 신앙의 굴욕이 어떠한 것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엘리야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있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버리고 제단도 헐어버리고 주의 선지자들을 죽이는 가운데 홀로 남아 이제 생명조차도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왕상 19) 이렇게 욱여쌈을 당해도 하나님의 역사는 남은 자들을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을 위로함으로 말씀해 주신다.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칠천 명을 남기리니 다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하고 다 바알에게 입 맞추지 아니한 자니라.”(왕상 19:18)

다른 여러 나라의 상황을 봐도 신앙을 지켜가기가 몹시 어려운 지역이 지금도 많다. 사회적 핍박과 경제적 어려움이 하나님의 백성들을 짓누르고 있다. 집권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믿는 자들을 감옥에 보내거나 공개처형을 하곤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구원역사 속에서 어떠한 핍박과 박해가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중단됐거나 없어진 예는 없었다.

지금도 어느 곳에선가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통해 구원역사를 이뤄가고 있으며, 다 없어진 것같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어디에선가 남은 자들을 통해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증거하고 선포케 하신다. “그런즉 이와 같이 지금도 은혜로 택하심을 따라 남은 자가 있느니라.”(롬 11:5)

정흥호 아신대 총장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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