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급한 교계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제2, 제3의 공모전 이어갈 것”

수서교회 교계발전안 공모 후기


서울 수서교회(황명환 목사)의 한국교회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 결과가 지난 3일 국민일보 지면을 통해 발표됐다. 북한 이탈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홀리시드(Holy Seed) 교회 건축에 1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7개월 공모전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133건의 응모가 답지하는 등 한국교회의 갈급함이 터져 나왔다. 심사과정을 통해선 복음적 사역에서도 철저한 기획과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황명환(61·사진) 수서교회 목사는 11일 “아끼고 아껴서 아낌없이 주자는 수서교회 교우들의 마음이 마중물이 돼 제2, 제3의 공모전으로 이어지도록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수서교회는 지난해 7월 교회 헌당예배를 간소하게 드리면서 토지 매입과 건축비의 10분의 1인 10억원을 떼어 침체된 한국교회에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 복음의 정신을 실천하는 곳에 헌금하자고 결의했다. 수서교회 당회의 동의를 거쳐 교회 안에 비전위원회가 구성됐고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 말까지 한국교회 발전 방안을 공모했다(국민일보 2월 8일자 34면 참조).

예상보다 많은 133건이 접수되자 공모자들의 양해를 거쳐 발표일을 4월에서 7월로 연기하고 정밀 심사를 거쳤다. 심사 기준은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걸 입증할 수 있는가’ ‘지원 후 자체적으로 유지·보전될 수 있는가’ ‘교회가 세상을 섬기는 모델이 될 수 있는가’ ‘비전이 뚜렷하며 실효성이 있는가’ 등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133건에서 36건으로 압축해 연구 프로젝트를 제외한 27건을 1차 경쟁작으로 선정했다(그래픽 참조). 이어 ‘무형자산보다는 유형자산’ ‘개인이나 개별 교회에 속하지 않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것’ ‘지원하는 결과물이 존속될 것’ ‘지원 후에는 스스로 가동될 것’ 등을 기준으로 심사했다. 응모자들의 최종 프레젠테이션도 거쳤다. 황 목사는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하나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133건을 1차로 압축할 때는 그리 어렵진 않았습니다. 돈은 달라고 하지만 쓸 만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들을 제외하고 27건을 추렸습니다. ‘돈을 주면 잘 써보겠다’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1달란트로 이렇게 했는데, 10억원이 추가되면 10달란트, 100달란트 확대된다는 걸 증명하는 프로젝트가 의외로 많지 않았습니다.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 같은 자세로는 안 되겠구나. 10억원이 문제가 아니고 우리의 사고 구조를 상당 부분 바꿔야겠구나. 주마가편(走馬加鞭), 그래야 주님도 더 부어 주시겠다고 느꼈습니다.”


당선된 여명학교는 북한 이탈 학생의 남한 적응을 돕는 기독교 대안학교다. 2004년 미인가 학교로 문을 열어 2010년 북한 이탈 청소년 대상 대안학교 가운데 최초로 학력 인가를 받았다. 최근엔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 정착하며 낳은 자녀들의 한국 입국이 늘고 있는데, 중국 공산당의 한국 선교사 추방이 심해진 상황에서 중국 출생 자녀들을 집중적으로 교육해 중국 선교의 대안으로 교육하고 있다.

학교는 제안서에서 “여명학교 신축·이전 때 홀리시드 교회를 건축해 평일엔 체육관과 학생예배 공간으로, 주일엔 북한 출신 목회자들에게 예배 장소로 최대 4년간 무상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 신축 비용 90억원은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수서교회로부터 1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아 홀리시드 교회를 건축해 학교와 교회가 통합된 북방선교 전초기지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목사는 한국교회의 공교회성 회복과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우리보다 큰 교회도 많은데 10억원 공모전처럼 한국교회 발전을 돕는 젊은 목회자 지원에 정성을 나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서교회 비전위원회는 이번 공모전의 ‘알파’와 ‘오메가’를 담은 분석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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