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지난 5일, 나는 오전 11시부터 동네 카페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역시나 카공족이 카페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회사원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노트북과 문제집을 펼쳐둔 취업준비생들이었다. 나처럼 글 쓰는 사람에게도 카페는 고마운 공간이었다.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이기도 했고 적당한 소음으로 집중해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작업실이기도 했다. 카페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증가하는 바람에 만들어진 신조어도 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뜻하는 카공족, 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을 뜻하는 코스피족. 카페에서 소설을 쓰는 나는 ‘카소족’쯤 되지 않을까.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이 두 시간을 넘어갈 무렵 나는 염치없는 카공족이 되지 않기 위해 음료를 하나 더 주문했다. 카페 주인이 불편한 표정으로 카페를 둘러보는 것이 왠지 나 때문인 것 같았다. 그때 십여 명의 주부들이 들어와 테이블 두 개를 붙이고 앉아 대화를 나누었다. 옆자리에 앉은 나는 그들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엿듣게 됐다. 주부들의 최대 관심사는 아이들 교육인 것 같았다. 카페 안에 음악이 흐르다 보니 주부들은 어쩔 수 없이 목소리를 높이게 됐다. 그들이 데려온 예닐곱 살 아이들은 어머니들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는 테이블을 하나 차지한 채로 고개를 맞대고 이야기를 하다가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두 시가 되자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다 떠는 사람들과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 학생이 주부들에게 다가가 자신들은 스터디그룹인데 필기시험을 볼 생각이니 30분만 목소리를 낮춰주면 안 되겠느냐고 말한 것이다. 주부들은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잦아들어 얼굴을 붉히며 금세 자리를 떴다.

잠시 후 카페 한쪽 벽에는 이렇게 적힌 종이가 붙었다. ‘카페는 나 자신과 대화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대화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서로 배려해주십시오.’ 혼자 공부하는 카공족과 대화를 원하는 손님들 사이에서 고민 중인 카페 주인의 고뇌가 엿보이는 글귀였다.

김의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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