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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박원곤] 핵동결이 의미 가지려면


화려한 극이 끝나고 막이 내렸다. 그러나 여러 여운이 남으면서 2막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6월 북·미 판문점 회동 이야기다. 이번 회동은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지속된 공방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소시켰다. 북·미가 대화하는 동안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낮아진다.

실무회담 재개를 앞두고 북한 비핵화 방안과 관련된 다양한 견해가 표출되고 있다. 특히 핵 동결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비핵화 접근을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 동결이라고 보도한 후 악시오스가 받아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대량살상무기의 “완전한 동결”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논의를 부인했고, 존 볼턴 안보보좌관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논란이 확산되자 7월 9일 미 국무부가 나서 “동결은 전체 과정의 시작점이고 최종 목표는 대량살상무기의 완전한 제거”라고 다시 정리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국이 하노이에서 제시한 일괄타결에서 한발 물러나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운용하고 있는 대외정책 성향에 기인한다. 지난달 19일 재선 출정식에서 선보인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는 구호처럼 트럼프의 제일 관심사는 미국의 단기 물질적 이익이다. 더욱 본질적인 동력은 자신의 재선이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 동결을 선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유세에서 ‘북한 위협은 없어졌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최대 외교업적으로 내세울 수 있다.

그러나 핵 동결은 간단하지 않다. 성사된다면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만큼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인 2007년 2·13합의에 핵 동결에 관한 내용이 있다. 1항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궁극적인 포기를 목적으로 재처리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을 폐쇄·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합의에 따라 모든 필요한 감시 및 검증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IAEA 요원을 복귀토록 초청한다’고 규정했다. 핵 동결은 북한이 ‘지금부터 핵 개발을 중지한다’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 동결 시설, 동결 시점, 국제사찰단 감시가 따르는 작업이다. 북한이 거칠게 거부하고 있는 핵 신고에 준한다.

따라서 국내외의 우려와 달리 북한이 핵분열 물질과 탄두 생산 동결에 합의한다면 북한 비핵화는 궤도에 올라설 수 있다. 여전히 논쟁 중인 북한의 핵 포기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진실의 순간이기도 하다. 핵분열 물질 생산 동결을 위해서는 알려진 영변 외에도 비밀 시설 모두를 포함해야 하는데 북한의 신고가 한·미정보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시설과 차이가 크다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의심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제대로 된 동결이 이루어진다면 이후 비핵화 과정은 속도를 낼 수 있다. 여전히 합의 못한 비핵화 정의, 최종목표, 로드맵의 큰 골격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동결 시설의 범위는 비핵화의 최종 목표이자 비핵화 정의와 연계되고 동결 시설의 폐기 순서가 곧 로드맵이다.

비건 대표가 언급한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이 말로만 하는 약속이 아닌 비핵화 원칙에 따른 실제적인 조치라면 새로 시작될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 비핵화 수준은 높아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바른 방향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 지 1년 반이 되었지만 여전히 비핵화 정의도 합의하지 못한 상황을 감안하고, 하반기 본격화될 미국 대선전도 고려한다면 이번 북·미 실무회담은 초반부터 확실한 북한 비핵화 조치를 도출해야 한다. 완전한 북한 비핵화의 최종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핵 동결은 의미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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