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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신앙] “면역력 검사기기 개발… 전 세계 에이즈 치료·선교에 도움 기대”

글로리바이오텍 성연문 대표

성연문 글로리바이오텍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자신이 개발한 필터를 보여주며 기술력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 테이블 위 흰색 기기가 성 대표가 개발한 면역력 검사기기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는 현재로서 완치가 어렵다. 그러나 꾸준히 치료약을 복용하면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를 억제해 건강한 상태로 살 수 있다. 더구나 체내에 바이러스의 수(Viral load)가 극히 미미할 땐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 바이러스 활동이 억제, 전염률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이즈는 바이러스의 증식 정도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 저개발국가는 지리적·환경적 요인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이로 인해 투입하는 비용 대비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바이오벤처 회사인 ㈜글로리바이오텍(대표 성연문)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러스 증식 정도를 진단하는 면역력 검사기기를 개발했다. 이를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을 통해 에이즈 환자가 많은 아프리카에 최근 2대 기증했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성연문(57) 대표는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를 돕고 선교에 보탬이 되고자 면역력 검사기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기기는 케냐의 투르카나에서 보건소를 개설, 활동 중인 김종오 이영찬 선교사에게 전했다. 케냐 에이즈 환자는 160만명이다. 성 대표는 “이번 검사기기 개발과 기증으로 전 세계 에이즈 치료에 큰 진전이 있기를 바라고 이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로 2016년 장립됐다. 신앙생활은 1989년부터 시작했지만 여러 역경을 통해 하나님을 크게 의지하게 됐다. 그의 본가는 대대로 유교 집안이었다. 처가가 독실했다. 결혼을 허락받기 위해 처가를 찾았을 때 장모가 교회를 안 다니면 허락하지 않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교회를 출석하는데 그쳤다. 그러다 아이를 낳았고 아이가 크게 아팠다. 아들은 첫돌 때부터 열만 나면 경기를 했다. 응급실을 자주 찾았고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성 대표는 영적 전쟁이라는 생각으로 하나님께 매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들은 건강하게 자라 회사에서 대리로 일하고 있다.

‘진정한 크리스천’이 된 것은 2008년이었다. 생물학을 전공한 그는 녹십자를 거쳐 미국의 필터 전문회사로 이직, 승승장구했다. 43세 때 지사장이 됐다. 세상적으로 성공했다고 느꼈다. 그렇게 잘 나가던 그해 갑자기 회사를 그만뒀다. 특별히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갑자기 들어 사직서를 냈다. 하나님의 방법으로 살 것을 권면한 아내의 기도 덕분이라고 했다. 이후 1년간 집, 교회, 기도원을 오가며 칩거 생활을 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인생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겠다고 작정했다.

면역력 검사기기는 하나님의 정확한 시간표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기기 개발을 위해 생물학 광학 및 IT 등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게 하셨다”면서 “앞으로 하나님께서 또 어떻게 인도해가실지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기는 에이즈 바이러스(HIV)의 증식 정도(면역 세포 파괴 정도)를 측정한다. 정확도가 95% 이상이다. 이는 회사가 개발한 필터 때문이다. 혈액에서 백혈구를 하나하나 분리할 수 있는 필터다. 혈액을 이 필터에 통과시키면 백혈구만 남고 이를 특수약품으로 처리, 백혈구 표면에 붙은 CD4의 수를 측정한다. CD4는 다른 면역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컨트롤타워에 해당하는데 HIV가 백혈구에 있는 CD4를 공격해 죽인다. 바이러스가 활성화될수록 CD4가 줄어들게 된다.

기기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을 거쳤다. 2016년 ‘CD4를 이용한 HIV 검사방법’으로 특허 등록했다. 같은 해 휴대용 에이즈 탐지기술을 위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 프로젝트에도 선정됐다. 휴대용인 데다 조작이 간편해 누구나 검사할 수 있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성 대표에 따르면 한 외국회사가 유세포 측정방식으로 2010년 개발, 기존에 사용하던 검사기기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를 세계보건기구(WHO)가 5000여대를 저개발국가에 보급했다. 하지만 사용 방법이 어렵고 결과가 정확하지 않아 3년 만에 기기 86%가 폐기됐다.


성 대표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개발한 검사기기를 WHO에 공급할 수 있도록 각종 인증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기기가 전 세계 에이즈 치료 현장에서 크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면역력 검사기기는 에이즈뿐만 아니라 잠복 결핵, 알츠하이머 검사도 가능하다고 했다. 10분이면 결과를 알 수 있다. 기존의 기기로는 며칠씩 걸린다. “이 분야의 세계 시장이 5조5000억원대예요. 하나님이 ‘네 입을 크게 열라’고 하셔서 유니콘 기업을 꿈꾸고 있습니다.”

선교를 위한 비전은 미얀마에 보육원, 학교, 공장을 세우는 것이다. 미얀마는 에이즈 환자가 23만명이다. 특히 부모로부터의 유전을 통해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이 많다. 그런 아이들은 가족들에게도 배척을 당한다. “보육원을 설립해 먹고 자는 것을 해결해주고 미션스쿨을 세워 신앙교육을 할 것입니다. 공장을 지어 직장 문제까지 해결해줄 것입니다.”

그는 65세까지만 일하고 하나님이 주신 글로리바이오텍은 하나님께서 이끄시도록 하고 본인은 선교지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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