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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 갇힌 시간은 축복이었다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임현수 지음/규장


18년 동안 식량·교육·의료, 문화 진흥 및 공업 시설 투자 등 여러 방면에서 대북 지원을 펼치다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사진) 원로목사의 옥중 회고록. 임 목사는 150여 차례 북한을 찾아 한화 550억원 이상의 대규모 지원을 펼쳤으나 ‘국가전복 음모’ 혐의로 949일간 옥살이를 했다. 북한 억류 외국인으로는 최장기 기록이었다. ‘김일성·김정일 대신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어야 하고 당 대신 교회를 세워야 한다’는 그의 설교가 문제가 됐다. 북한 당국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재판에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그는 2017년 8월 극적으로 풀려난다.

하루아침에 ‘주는 자’에서 ‘대역죄인’이 된 임 목사는 감옥에서 보낸 시간을 ‘북한 동포의 고난에 동참할 수 있던 시간’으로 회고했다. 수감자인 자신보다 열악한 간수들의 형편, 자신뿐 아니라 자녀 세대 역시 김정은 정권의 노예로 평생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에 분노와 자괴감을 품은 당 간부를 보며 그는 마음 깊이 측은지심을 느낀다. 또 간수와 통역 등에게 자녀 상담을 하면서 복음을 전한 경험을 통해 통일 이후 북한 복음화 원리를 깨우치기도 한다.


본문에는 임 목사가 ‘북한을 고맙게 생각한다’는 표현이 곳곳에 나온다. 또 여전히 북한 주민을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임 목사는 “감옥에 있는 동안 죄악을 떠날 수 있는 훈련을 하게 됐다”며 “고난 겪은 것은 모두 내게 유익했다. 나를 괴롭힌 이들 모두 이미 용서했다”고 말한다. 이어 “예레미야 다니엘 바울 등 ‘감옥 출신’ 선지자들은 훗날 주님의 귀한 종으로 사용됐다”며 “이들을 보며 감옥은 하나님의 변장된 축복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책에는 신앙고백뿐 아니라 임 목사가 평양 나선 함흥 등 북한 각지를 다니며 보고 느낀 점들이 생생히 담겼다. 북한 당국과 협력해 나름 성과를 거둔 것도 있지만 체제 한계로 실패한 사업을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훗날 대북 경제 협력에 있어 무엇을 유의해야 할지를 보여준다. 자유무역지구로 선정된 나진·선봉 지역이 중국 보따리 장사꾼만 흥하는 차이나타운으로 전락한 소식을 전하면서는 같은 민족으로 깊은 우려를 표한다.

한 치 앞을 알기 힘든 현 한반도 상황 가운데 한국교회에는 철저한 회개를 당부한다. 기독교인이 하나님 나라의 의를 먼저 구하며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될 때, 비로소 통일이란 하나님의 선물을 받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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