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열린 6월 임시국회가 ‘빈손국회’로 끝날 지경에 이르렀다.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국회 본회의 일정을 잡지 못해서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책임론을 놓고 국회를 내팽개친 채 두 달 넘게 공허한 정쟁을 반복했던 정치권의 못된 버릇이 또 나타났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여건에 설상가상 일본의 경제 침략까지, 여야를 초월해 난국을 극복할 지혜를 모아야 할 판에 사사건건 이전투구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해도 해도 너무 한다.

강원도 삼척항 북한 목선 귀순 사건과 해군 2함대 거동수상자 은폐·조작 사건은 군의 기강이 얼마나 해이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군은 경계에 실패했다. 당연히 진실을 공개하고 책임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책을 내놓는 게 순서였다. 하지만 군은 그러지 않았다. 은폐하고, 왜곡·조작하는 부끄러운 길을 걸었다. 정부가 책임자 문책과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의혹은 여전하다. 의혹 해소 없이 군의 신뢰 회복은 어렵다. 군이 국민의 군대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털고 가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와 국방장관 해임 건의는 타당하다. 야당으로선 당연히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요구다. 의혹이 여전한데 책임자 문책과 대국민 사과 선에서 문제를 매듭짓는 건 야당의 직무 유기나 다름없다. 문제가 일단락 됐다는 건 정부·여당의 생각일 뿐 다수 국민의 생각은 다르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요구를 ‘나쁜 정쟁’으로 낙인 찍었다. 납득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경제원탁토론회를 받아주니 북한 목선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국정조사 명분이 약해지니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을 요구하며 한도 끝도 없이 추경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설명대로 한국당이 요구한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이틀 본회의 개최는 선례를 찾기 어렵다. 그러나 선례가 없다 뿐이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추경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된다. 그 못지않게 군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 일련의 사건을 깔끔하게 매듭짓는 것도 중요하다.

북한 목선 사건은 충분히 정치적 책임을 물을 만한 안보에 관한 중요 사안이다. 그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혹시라도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될까 두려운 게 아니라면 여당이 건의안 처리에 소극적일 이유가 없다. 야당의 주장은 결코 무리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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