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륙에 있는 세종기지는 서울에서 직선 거리로 1만7240㎞나 떨어져 있다. 미주 쪽 최단 항로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페루 리마, 칠레 산티아고와 푼타아레나스를 거쳐 칠레 프레이기지까지 가는 데 비행기만 32시간을 타야 한다. 실제 비행 거리는 직선 거리의 1.4배인 2만4528㎞에 달한다. 프레이기지에서 세종기지까지는 조디악(고무 보트)을 타고 이동한다.

세종기지에서 맥스웰만 해변을 따라 2㎞쯤 떨어진 촛대바위까지 가면 젠투펭귄, 췬스트랩펭귄, 아델리펭귄을 볼 수 있다. 주변은 펭귄들이 크릴새우를 먹고 배설한 오물로 붉게 물들어 있다. 펭귄은 귀엽고 앙증맞지만 서식지는 닭똥 냄새 같은 악취가 코를 찔러 양계장을 방불케 한다. 새끼 펭귄들을 가운데 몰아넣고 그 주위를 다 큰 펭귄 서너 마리가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세종기지 대원들은 이곳을 남극유치원이라고 부른다.

남극 대륙에 제2의 남극유치원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가 최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42차 남극조약 협의 당사국회의(남극회의)에서 한국 장보고기지 인근에 있는 인익스프레시블섬 주변 3.3㎢를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제안이 남극회의의 승인을 받으면 한국 주도로 생기는 두 번째 남극특별보호구역이 된다.

인익스프레시블섬을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안은 남극회의 산하 환경보호위원회에서 전체 당사국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남극회의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5월 핀란드에서 열리는 43차 남극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은 남극의 환경적, 미학적, 과학적 가치 등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하는 지역이다. 현재 72곳이 지정된 상태다.

남극 대륙의 동남극 로스해 테라노바만에 있는 인익스프레시블섬은 주변 바다가 얼지 않는 폴리니아 지형이어서 펭귄 바다표범을 비롯한 해양동물이 먹이를 구하는 데 유리한 지역이다. 해양환경의 변화를 관찰하는 지표종으로 지정된 아델리펭귄이 7000년 전부터 서식한 지역으로 생태학적 가치가 아주 높은 곳이다. 현재 11만~12만 마리의 아델리펭귄이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보고기지 대원들도 새끼 펭귄들의 보금자리에 대한 이름을 지어줄 것이다. 이참에 남극 세종유치원, 남극 장보고유치원이라고 개명하고 작명하면 어떨까.

염성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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