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인사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해 온 상황인데도 서둘러 임명을 강행한 것은 지나치다. 이로써 현 정부 출범 이후 국회 동의 없이 임명되는 장관급 고위 공직자는 16명이 됐다. 행정부 고위 공직자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흠결이 드러나 야당이 반대하는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은 인사청문회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윤 차기 총장은 위증 논란에 휩싸였지만 명쾌하게 해명을 하지 못했다. 청문회에서 2012년 뇌물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준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자신이 소개했다고 언론과 인터뷰한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그러자 해당 변호사가 선임되지 않아 소개한 게 아니라고 둘러댔지만 당시 국세청에는 선임계를 낸 사실이 드러났다. 거짓말을 한 셈인데도 직접 해명도, 사과도 없었다.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선서하고도 불리한 질문에 거짓말을 했는데 책임을 묻지 않는 이런 인사청문회가 무슨 필요가 있나. 18일 대통령과 5당 대표의 회동 일정이 잡혀 모처럼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검찰총장 임명 강행으로 정국이 또 꼬이게 됐다. 차기 검찰총장의 임기는 오는 25일 시작되는데 굳이 서둘러 임명을 강행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청와대가 야당이 뭐라고 하든 내 갈 길 가겠다는 태도를 보이는데 어떻게 여야 협치가 작동하겠나.

윤 차기 총장은 취임하더라도 위증 논란을 꼬리표로 달게 됐다. 검찰 수장으로서 불명예이고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당장 한국당은 논평을 내 “정권 바람막이용 거짓말 검찰총장 임명 강행은 검찰 장악 완료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거짓말하는 검찰총장의 검찰 개혁을 신뢰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윤 차기 총장은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앞장서서 실천하는 것이 비판을 잠재우는 길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정치권의 부패에 대해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수사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검찰이 될 수 있도록 검찰 개혁에도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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