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개정된 채용절차법이 시행된다. 직원을 뽑을 때 부당한 청탁을 하거나 부모 직업, 키·몸무게 등 직무 수행과 관계 없는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금지된다. 하지만 일부에서 상식에 맞지 않는 내용이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30인 이상 기업은 구직자에게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용모·키·체중, 출신 지역, 혼인 여부, 재산 등의 정보를 요구해선 안 된다. 또 직계 존비속과 형제자매의 학력·직업·재산 등의 정보도 수집할 수 없다. 면접 때도 이런 정보를 물어봐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길 경우 1회에 300만원, 2회는 400만원, 3회 이상은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채용에 관한 부당한 청탁, 압력, 강요 등을 하거나 금전, 물품, 향응, 재산상 이익을 수수해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1회 위반하면 1500만원, 2회 이상부터는 3000만원이다. 고용부는 기업의 채용에 관한 독립적인 의사결정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토대로 종합적인 상황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제도상의 맹점이 눈에 띈다. 먼저 기업이 면접 때 지원자 부모의 직업을 물어보는 것은 금지되지만 장인이나 시아버지가 무엇을 하는지 묻는 것은 가능하다. 고용부는 “혈족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인척의 경우 직계 존비속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원칙적으로 수집 금지 대상이 되는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국 기업이 장인과 장모, 이모부, 고모부 등 인척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법에 위반되지 않는 것이다.

친구가 운영하는 기업에 자신의 아들이 응시했다고 알리며 “잘 부탁한다”고 청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친구가 기업체의 인사 담당자라고 해도 단순한 청탁은 괜찮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단순한 추천이나 정보제공 의미를 갖고, 채용 과정이 정해진 절차와 기준에 따라 이뤄지면 법 위반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한 추천이 어느 선까지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선 기준이 애매하다. 고용부의 매뉴얼에 따르면 A회사가 하청업체인 B회사에 퇴사자들을 채용해 달라고 하는 것은 불법이다.

정부는 일단 법을 시행한 뒤 문제점이 계속 발견되면 이를 보완할 계획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 법안은 의원 입법으로 결정돼 정부에 하달된 것”이라며 “계속 운영하다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정부에서 법 개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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