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성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사진) 차기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윤 차기 총장의 임기는 문무일 현 총장의 임기가 끝난 직후인 오는 25일 0시부터 시작된다.

윤 차기 총장은 25일부터 연수원 선배들이 다수 남은 검찰 조직을 이끌게 된다. 2005년 취임한 정상명(69·7기) 전 총장이 자신과 동기였던 임승관(67) 당시 대검찰청 차장, 안대희(64) 서울고검장, 이종백(69)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검찰을 이끌던 때가 있긴 하다. 하지만 윤 차기 총장은 동기는 물론 선배들 여럿과 ‘동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검사장은 “전례가 없는 새로운 진용이 꾸려질 것”이라고 16일 말했다.

검찰은 2005년 정 전 총장 휘하의 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기억하고 있다. 윤 차기 총장이 구상하는 조직은 이 집단지도체제가 한층 확대된 형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차기 총장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선배들을 향해 “쌓아온 경륜을 국민과 검찰을 위해 써 달라”고 말했다. 이에 현직 검사인 21기와 22기 가운데 다수는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검찰에 남아 총장을 돕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차기 총장이 확대된 집단지도체제를 구상하는 데에는 믿는 구석이 있다. 윤 차기 총장의 검사 경력이 일부 선배보다 길다는 점이다. 부동시(짝눈)로 병역을 면제받은 윤 차기 총장은 3년간의 군 법무관 복무 경력 없이 1994년에 바로 검사로 임관했다. 그의 ‘검사 임관 동기’ 중 상당수는 군 법무관을 마친 20기들이었다. 다시 말해 21기나 22기 일부보다는 윤 차기 총장의 검사 경력이 길다는 얘기다.

윤 차기 총장의 선배인 19~22기 고검장·검사장 가운데 퇴임하거나 사의를 표하지 않은 이는 14명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윤 차기 총장보다 먼저 초임검사로 임관한 이는 6명뿐이다. 한 검사장은 “윤 차기 총장보다 검사 경력이 긴 이는 검찰 내에 거의 없다”며 “연수원 기수상의 선배이긴 해도 총장의 ‘지휘’에 큰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라고 관측했다.

오래도록 사법시험을 준비하느라 선배들보다 많은 나이, 주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특유의 친화력도 윤 차기 총장 체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고검장은 앞으로의 검찰 체제를 정 전 총장 시절과 비교하며 한 가지 공통점을 짚었다. 동기들이 총장을 돕던 당시에도 정 전 총장이 연장자로서 구심점을 이뤘다는 것이다. 이 고검장은 “한국 사회는 기수보다 나이가 우선시되는 측면도 있어서 윤 차기 총장이 진용을 구축하는 데 크게 불편한 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들이 일순간 모두 나가버리는 관행도 이제는 국민정서에 안 맞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고위직은 후배들의 승진을 고려해 윤 차기 총장 취임을 전후로 거취를 표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21기나 22기는 일선 고검장으로 배치돼 검찰의 ‘고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고검장·검사장들이 포진하는 범위는 과거에 비해 넓어질 전망이다. 윤 차기 총장이 착수할 검찰 고위직 인사 과정에서는 이미 인사검증에 동의한 연수원 27기들의 검사장급 승진 여부가 검토되고 있다. 과거 검찰 고위직을 이루던 범위가 총장을 중심으로 4~5기수 정도였다면 앞으로는 이 범위가 7기수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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