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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교] 스스로 의롭다 여기지 말라

누가복음 18장 9~14절


너무 평화로웠습니다. 나의 마음에 근심 걱정 염려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가로수 길을 걸을 때면 마치 천국 길을 걷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대한민국에 사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 속에서 들려오는 하나의 음성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지 말라”(9절)는 말씀은 평안의 호수에 큰 돌이 던져지는 파동을 일으켰습니다.

세상을 바르게 살고 싶었습니다. 이런 내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는 윤동주 시인의 시가 삶의 모토가 됐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고 싶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기도했고 금식기도도 했습니다. 베드로처럼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이라는 자세를 갖고 살았습니다. 그러자 내 속에 하나하나 의로움이 쌓여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11절)라면서 다른 사람을 비교·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목회자는 기도를 안 해, 저런 사람 때문에 기독교가 욕을 먹는 거야”라는 비판을 세상뿐 아니라 성도에게도 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마 7:1)고 했는데, 이런 주님의 말씀은 잊은 채였습니다.

이런 제게 어느 순간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이 다가왔습니다. 이와 함께 또 말씀했습니다. “네가 말하기를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 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계 3:17)

이 말씀으로 하나님은 나의 교만하고 스스로 의로운 척하는 위선을 깨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영적인 눈을 열어주었습니다. 38년 된 병자보다 더한, 51년 된 냄새가 고약해 감히 드러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영적 고질병을 보여 주었습니다. 지금도 치료받지 못해 날마다 더러운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는, 하나님의 용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죄인 된 나의 모습을 보게 하셨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보니 고멜이 오히려 더 의롭고 고린도가 더 깨끗하고 소돔과 고모라 성이 오히려 더 정결할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 앞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추악한 모습을 숨긴 채 스스로 자기 의를 세우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가증스러웠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롬 10:3)

우리는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거룩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해 본 사람이라면 정말 십자가 대속의 은혜가 날마다 필요한 존재인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속에 원죄가 있는 한, 우리는 주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은혜로밖에는 살 수 없는 사람입니다. 세상 그 누가 감히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할 수 있단 말입니까.

본문 말씀에는 바리새인과 세리가 나옵니다. 바리새인의 기도를 볼 때 우리는 도전받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의 안에 거하지 않고 자기 의만 세우려 한다면 결국에는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마 23:33)고 하는 책망의 음성을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에는 은혜받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아주 잘 나타나 있습니다. 결코 자기 의를 세우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의 실존을 알고 겸손히 주님의 은혜를 구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내가 얼마나 주님의 은혜가 필요한 자인가를 알고 주님께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입니다”는 기도에 주님은 반드시 말씀하실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 41:10)

박정식 사관(구세군대구칠곡교회)

◇구세군대구칠곡교회는 지역아동센터와 노인무료급식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라는 구세군의 모토를 지키며 사랑과 말씀으로 지역을 섬기는 교회입니다.

박정식 사관(구세군대구칠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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