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제3국 중재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일본 정부의 요구를 청와대가 거부했지만, 이에 대해 일본이 당장 추가 보복이나 대응 조치를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은 중재위 구성안 요청에 대한 답변 시한을 18일로 못 박았다.

한·일 관계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전날 접촉했는데, (일본이) 19일 당장은 대항 조치나 보복 조치를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에서 한국을 담당하는 고위 당국자가 답변 시한 종료 직후 곧바로 추가 보복에 나서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앞서 한국이 18일까지 답하지 않을 경우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선언이나 비자발급 제한 등 즉각적인 대항 조치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기존의 1+1안(한·일 양국 기업이 참여하는 보상안)에 대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 없다”고 언급하면서 일본 측이 ‘일단 두고 보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제시할 새 대안을 살핀 뒤 추가 보복 돌입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 전에 대항 조치를 내놓을 경우 ‘결국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는 선거용’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일본 정부의 입장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통은 “당장은 보복에 나서지 않겠지만 언제까지 그럴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해 한국 내 일본 기업의 압류 자산 현금화가 실현되면 일본이 즉각 대항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6일 “미쓰비시 자산을 매각해 피해가 생기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경고했다.

현재 일본이 취하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수출관리 강화는 계속 유지되고, 다음 달로 예정된 한국의 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 우대 대상국) 리스트 제외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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