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내렸다. 미국 금리인하가 이뤄지기 전인데 선제적으로 단행했고 다음 달에 하리라는 시장의 예측을 깨며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2016년 이후 3년여 만에 통화정책은 시중에 돈을 푸는 완화 기조로 돌아섰다. 정부가 부진한 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폴리시 믹스(정책조합)’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택한 전격적 선제조치는 바람직하다. 지난달 이주열 한은 총재가 그 가능성을 언급한 터라 적절한 타이밍 선택이 중요했는데 신속하게 판단과 결정이 내려졌다.

이를 뒤집어보면 그만큼 경제가 나빠졌다는 뜻이 된다. 수출·투자·물가 등 주요 지표마다 줄줄이 빨간불이 켜졌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 업황이 부진해지면서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 실적을 보였다. 물가 상승률도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0%대에 머물렀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낮췄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1%에서 0.7%로 하향조정했다.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왔을 때 2분기 이후 개선되리라 봤었는데, 2분기 사정도 기대에 못 미치자 성장률 전망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설비투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은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복병까지 등장했다. 전격적인 금리인하 배경에는 이 같은 내우외환의 경제 상황이 있었다.

금리인하가 경제의 만병통치약일 수는 없다. 한은의 선제적 판단이 경제정책 운용의 초점을 이동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경기 진작과 산업 활성화,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때다. 정부는 이를 위해 가능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고 국회도 경제를 위한 입법만큼은 당리당략을 떠나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대외 리스크가 부쩍 늘어나 경제의 숨통을 죄어오는 마당에 우리 내부의 비효율을 줄이지 않고는 난국을 타개하기 어렵다. 추가경정예산안이 몇 달째 통과되지 못하고 경제와 관련된 숱한 법안이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되는 상황부터 해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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