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라 불리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지난 16일부터 시행됐지만 괴롭힘이란 개념의 규정을 놓고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 2016년 9월 시행된 ‘김영란법’이나 지난해 7월 시행에 들어간 ‘주52시간 근무제법’에서 보듯 주요한 법 규정이 바뀔 때마다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는 현상이 안타깝다. 행정당국의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와중에 민주노총이 괴롭힘 금지법 시행과 동시에 내놓은 ‘사업장 대응지침’에 다분히 일방적인 법 해석이 섞여 있어 우려스럽다. 민주노총은 “사용자가 임의로 정한 성과주의 인사체계를 악용한 조직적 체계적 괴롭힘을 금지하기는 어렵다”면서 부적절한 경영방침의 변경 등을 괴롭힘 금지 규정을 근거로 해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합가입이나 조합활동을 독려하는 행위는 괴롭힘과 무관하므로 사용자 측이 괴롭힘으로 규정해 탄압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민주노총이 제시한 모범 단체협약에는 ‘회사가 인력 구조조정, 성과압박, 노동 강도 강화, 노동조합 탄압 목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주도하거나 용인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그간 사용자의 재량에 속한 것으로 해석되던 경영행위에 대해 제한을 가하되, 파업 불참여자를 상대로 한 노조의 과도한 강요행위 등에 대해서는 사측 대응을 원천 차단하자는 ‘내로남불’ 식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법에 따라 의무화된 관련 취업규칙 변경 시 노조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이런 요구들을 관철할 것을 권고했다. 상급노동단체의 지침은 지침일 뿐 구속력이 없지만 단위 사업장 여건에 따라서는 노사 갈등이 격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간호사들에게 행해지던 ‘태움’ 관행 등이 사회적 논란을 빚으면서 입법화됐다. 기본 취지가 친노동적이며, 성숙한 직장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노사가 지혜를 모아 법이 정착되도록 하는 게 마땅하다. 아전인수식 해석을 고집해 분란만 일으켜서는 안 되며, 노사 분쟁의 도구로 오용해서도 안 된다. 고용노동부는 매뉴얼을 추가로 보강하고 혼란이 확대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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