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청와대에서 만났다. 1년4개월 만이니 참 오랜만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초당적 협력을 위해 만든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야가 사사건건 대립하고 갈등하는 와중에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회동은 예정보다 1시간 길어진 3시간 가량 진행됐다. 회동 후 공동발표문을 내놓은 것은 큰 성과다. 일본에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촉구하면서도 감정적 대응이 아닌 외교적 해결을 강조한 데서 성숙한 국가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해 비상협력기구를 설치, 운영키로 하고 정부와 여야가 소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데 대해 국민들도 안도감을 느낄 법 하다.

회동 의제를 별도로 제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 외에도 국정 전반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진솔하게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인 황 대표가 국정 현안을 놓고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눈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핵심 소재·부품을 국산화하거나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황 대표가 조속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와 일본과 미국에 대한 특사 파견을 주장하는 등 다양한 외교적 해법도 논의됐다. 물론 쟁점 현안과 관련해서는 의견 차이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조속한 추경 처리를 당부했지만 야당은 외교안보라인 경질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각 정당간에 얼마든지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이념과 정책,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의견이 같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주장과 이해관계들이 부딪쳐서 조율해 가는 과정이다. 입장이 서로 달라 합의점을 찾기가 불가능할 경우 서로 의견이 다르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합의하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지금 국내외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사실 북핵 문제 하나만 해도 우리에게 버거운 상황이다. 각종 경제 지표들은 빨간불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대립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이런 저런 갈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이 우리 경제의 취약한 부분을 골라 경제전쟁을 시작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것이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