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냉동실 문을 열어보면 무엇이 들어 있을까. 방학을 앞둔 가정에는 아이들 간식으로 줄 만한 냉동식품이, 여름철 ‘홈맥’(집에서 마시는 맥주)을 즐기는 성인용으로는 안줏거리가 놓여 있지 않을까 싶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주전부리가 필요한 계절, 여름이다. 여름철 간식으로 유용한 제품군 중 하나가 냉동피자인데,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콤비네이션 피자라고 한다. 국민컨슈머리포트가 여름을 맞아 냉동실을 강화하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콤비네이션 피자’를 평가했다.

가성비 좋은 가정간편식으로 시장 형성

‘냉동피자’ 하면 저렴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테다. 하지만 수요가 늘면 품질은 올라가게 돼 있다. 우리나라에 냉동피자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2016년 이후 냉동피자는 가성비 좋은 가정간편식 제품군을 형성하게 됐다. 단순히 ‘싼 맛’을 넘어 ‘가성비 좋은 맛’으로 평가가 전환되고 있다.

냉동피자 시장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꽤나 견고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수입산 냉동피자가 일부 판매되는 수준이었다. 프랜차이즈 피자 전문점의 맛에 익숙해져서 수입산으로는 입지를 다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2016년 오뚜기가 냉동피자를 출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출시 10개월 만에 매출액 200억원을 돌파했고 1년5개월 만에 700억원을 넘어서면서 냉동피자 시장이 제대로 만들어졌다. CJ제일제당, 사조대림, 한성기업 등 식품업계와 이마트 피코크, 롯데마트 요리하다 등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까지 다양해졌다.

시장 규모는 2016년 114억원 수준에서 2017년 703억원, 지난해 1000억원 정도로 성장했다. 2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시장을 개척한 오뚜기가 약 68%를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19%, 피코크·요리하다 등 PB 제품이 12%, 사조대림 1% 등이다(닐슨코리아 제공).

평가를 위해 시장점유율 상위 5개 회사(오뚜기·CJ제일제당·피코크·요리하다·사조대림) 제품을 선정했다. 각 업체에 문의해 가장 많이 판매되는 메뉴를 확인한 뒤 콤비네이션 피자를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사조대림은 원형 냉동피자 대신 시장에서 반응이 더 좋은 작은 크기의 냉장피자를 평가 대상에 올렸다. 제품은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 구매했다. 평가에 제시된 가격은 마트에서 직접 구매한 가격이다(표 참고).

국민컨슈머리포트 평가자로 참여한 마이클 바이 해비치 셰프들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마이클 바이 해비치에서 콤비네이션 피자를 맛보며 평가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원석 정태근 양승호 오세훈 안선엽 셰프. 윤성호 기자

평가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미국식 레스토랑 ‘마이클 바이 해비치’에서 진행됐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가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처음 선보인 레스토랑인 마이클 바이 해비치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주목받고 있는 ‘뉴 아메리칸 퀴진(New American cuisine)’을 표방하는 곳이다. 다민족 문화를 가진 미국의 특성에 맞게 풍부한 식재료로 다양성과 창의성이 담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평가에는 마이클 바이 해비치의 오세훈 구원석 안선엽 양승호 정태근 셰프가 함께했다. 오븐으로 구운 5개 피자를 ①~⑤ 숫자가 적힌 접시에 담아 내 왔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공정한 결과를 내기 위해 제품명을 공개하지 않고 평가를 진행한다. 모양새, 향미, 토핑의 양고 맛, 도우의 맛, 식감, 토핑과 도우의 조화, 전체적인 풍미 등 7개 항목에 대해 우선 점수를 매겼다. 이후 원재료와 영양성분, 가격을 감안해 최종 평가했다.

다양한 토핑이 고루 섞여 있는 콤비네이션 피자는 이탈리안보다 아메리칸 스타일에 가깝다. 미국식 레스토랑인 마이클 바이 해비치의 셰프들은 도우의 맛, 토핑의 종류(특히 햄), 식감 등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오세훈 셰프는 “도우, 치즈, 토핑으로 올라가는 햄 종류가 중요하다”며 “생각보다 두루두루 맛이 괜찮았다”고 총평했다.


맛의 ‘콤비’ 좋은 잭슨피자 1위

평가 결과 피코크 잭슨피자가 1위(4.4점)를 차지했다. 잭슨피자는 이마트가 지난 1월 서울 이태원 수제피자 맛집인 잭슨피자와 손잡고 개발한 제품이다. 기계 공정 대신 대부분 손으로 만든다는 차별성이 맛으로 확인됐다. 맛을 위주로 살피는 1차 평가에서는 5.0점 만점을 받았다. 다만 가격이 다른 제품보다 높은 편이라 최종 결과에서는 점수가 다소 깎였다.

양승호 셰프는 “허브 향이 풍부하고 크고 동그란 햄이 보기 좋고 맛도 있다”고 평가했다. 구원석 셰프는 “토핑, 치즈의 향, 허브 등이 조화롭다. 정성이 많이 들어간 수제피자 느낌을 제대로 살렸다”고 말했다.

오뚜기 피자는 4.2점으로 2위였다. 전반적으로 콤비네이션 피자의 공식을 충분히 구현했다는 평가다. 특히 도우의 식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오세훈 셰프는 “식감이 좋고 토핑의 양과 도우가 잘 어우러졌다”고 말했다. 정태근 셰프는 “고기도 맛있고 햄도 동글동글한 모양이 보기 좋다”고 했다.

3위는 CJ제일제당 고메 피자(2.8점)였다. 안선엽 셰프는 “평이한 맛인데 식감이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오세훈 셰프는 “동네 피자 느낌”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제품은 햄의 모양에 대한 지적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토핑에 동그란 햄을 올리지 않고 조각햄을 올린 것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였다.

4위는 요리하다(2.2점) 제품이었다. 가성비가 가장 좋았지만 재료가 가운데에 몰렸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됐다. 다만 맛은 괜찮다는 평가였다. 양승호 셰프는 “겉으론 밋밋해 보였는데 맛은 좋았다. 특히 올리브 향이 괜찮았다”고 말했다.

5위는 사조대림 한입피자(1.4점)였다. 정통 피자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오세훈 셰프는 “피자빵이라면 좋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고 했고, 구원석 셰프는 “맛은 괜찮았는데 디테일에서 아쉽다”고 평가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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