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일본 정부와 국내 보수 진영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 수석을 필두로 여당에서도 ‘친일’ 프레임으로 야당의 정부 비판을 봉쇄하려는 대응 기조도 명확해지고 있다.

조 수석은 21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정부는 국익 수호를 위해 ‘서희’의 역할과 ‘이순신’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며 “일본 국력, 분명 한국 국력보다 위다. 그러나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고 했다. 다른 게시물에서는 “일본의 궤변을 반박하기는커녕, 이에 동조하면서 한국 대법원과 문재인정부를 매도하는 데 앞장서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의 행태가 개탄스럽다”며 “게다가 소재 국산화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확보에 발목을 잡는다. 전통적으로 ‘우파’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데, 한국에서는 정반대”라고 했다. 자유한국당과 보수 진영을 겨냥한 것이다.

또 ‘한국당, 한·일전서 백태클, 일 선수 찬양하면 신(新)친일’이라는 기사를 소개하면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일갈!”이라고 쓰기도 했다.

조 수석은 전날에는 “1965년 이후 일관된 한국 정부의 입장과 2012년 및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것은 정확히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며 “나는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1965년 일본으로부터 거액을 받아 한국 경제가 이만큼 발전한 것 아니냐? 류의 표피적 질문을 하기 전에, 그 이상의 근본적 문제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길 바란다”며 “일본의 한국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느냐가 모든 사안의 뿌리”라고 했다.

조 수석은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가 본격화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루에도 몇 건씩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동시에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국내 언론도 겨냥하고 있다. 조 수석이 ‘죽창가’를 언급한 이후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친일 프레임’을 꺼내드는 것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조 수석 개인의 의견”이라는 입장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조 수석이 대통령을 대신해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야당은 조 수석이 지나치게 ‘친일 대 반일’ 프레임을 부각하며 합리적 토론과 의견 제시를 막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에 충성하면 ‘애국’, 정당한 비판을 하면 ‘이적’이라는 오만함과 무도함에 국민이 치를 떨 지경”이라며 “국가적 위기를 사익을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이은 ‘조국 정무수석’의 페북 정치는 결국 청와대의 정치적 쇼인 회담에 5당 대표가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설영호 부대변인도 “조 수석이 일본에 대한 대항으로 ‘죽창’에 이어 ‘애국 아니면 이적’ 그리고 ‘친일과 반일’이라는 이분법적인 거친 언행을 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국익이 중요한 일본과의 관계에서 청와대 주변이 온통 이념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한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민정수석 본연의 업무는 국민 여론을 파악하는 것이지 여론을 리드하고 조장하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임성수 심희정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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