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이 21일 참의원 선거 출구조사 발표 후 도쿄에 위치한 당사에 모여 박수를 치고 있다. 출구조사 결과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이날 선거에서 선거 대상 의석 124석 중 과반 이상을 확보해 압승을 거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AP연합뉴스

21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는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일본이 ‘전쟁 가능 국가’로 갈 수 있는지를 가리는 가늠자다. 일본을 전쟁 가능국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평화헌법 개헌이 필수적이다. 개헌 발의의 마지노선은 총 의석수의 3분의 2인데 ‘개헌 우호 세력’이 이번 선거에서 얻은 총 의석수가 개헌 발의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복수의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참의원 선거 대상인 124석 중 63석 이상을 확보해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아베 총리가 개헌 발의선 충족을 위해 필요한 85석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NHK 방송은 투표 직후 출구조사 결과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55~63석, 공명당은 12~14석 확보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개헌에 적극적인 야당 ‘일본유신회’가 8~11석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돼 개헌세력을 모두 합치면 개헌 발의에 필요한 85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서 참의원은 상원, 중의원은 하원에 해당한다. 현재 참의원 정원은 지난해 선거법 개정에 따라 기존 242석에서 6석 증가한 248석이다. 이번 선거는 기존 의석 242석의 절반인 121석에 늘어난 의석 6석 중 절반인 3석을 합쳐 총 124석을 대상으로 치러졌다.

중의원에서 이미 개헌 발의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해놓은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남은 임기 내 개헌 작업에 착수하려면 이번 선거를 통해 참의원에서도 총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참의원에서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총 의석(248석)의 3분의 2인 164석 이상이 필요한데 이미 개헌 세력이 79석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선거에서는 85석 이상을 확보해야 개헌 발의선을 넘을 수 있다. NHK에 따르면 개헌세력의 최다 예상 의석수는 88석에 달한다.

평화헌법 개헌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 숙원으로 개헌의 핵심은 헌법 9조 개정이다. 일본의 2차대전 패전으로 만들어진 헌법 9조는 일본의 교전권과 전력 보유를 금지한다. 전후체제 극복을 주창하는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내용의 개헌을 먼저 성사시킨 뒤 궁극적으로 헌법 9조 전체를 고쳐 일본을 전쟁 가능국으로 만들겠다는 2단계 개헌 플랜을 가지고 있다.

다만 개헌세력이 이번 선거에서 개헌 발의선 확보에 성공해도 정작 개헌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개헌세력이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해도 개헌안 통과를 위해선 국민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개헌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요미우리신문의 지난 15일 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안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1%로 찬성 측 34%보다 높았다.

평화주의 색채가 강한 연립 여당 파트너 공명당이 개헌 추진에 소극적인 것도 큰 걸림돌이다. 마이니치신문의 지난 11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참의원 선거 출마 공명당 후보 중 87%가 평화헌법 개정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