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5대가 23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하고,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2차례 침범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러시아 군용기는 우리 전투기들의 경고사격을 받고 영공을 이탈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아침 중국 H-6 폭격기 2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와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KADIZ에 진입했고, 러시아 A-50이 독도 인근 영공을 2차례 침범했다”며 “전투기들을 긴급 출격시켜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A-50을 향해 360여발의 경고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해군과 육군의 감시망을 뚫고 강원도 삼척항에 입항한 ‘목선 귀순 사건’을 접한 국민은 군의 경계태세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러 군용기들이 KADIZ에 진입할 때부터 공군이 추적·감시·차단 비행을 했고 경고사격을 하는 등 자위권을 행사했다. 비록 영해는 무방비로 뚫렸지만 영공은 철통같이 방어한 셈이다. 공군의 대비태세와 대응조치는 적절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북핵 처리 과정에서 북한 입장을 두둔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KADIZ에서 연합훈련을 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서는 내달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한 무력시위라고 분석하지만 그렇게 안이하게 볼 사안이 아니다. 중·러 군용기 5대가 3시간 이상 KADIZ를 들락날락하고 영공까지 침범한 것은 작심하고 도발한 것으로 봐야 한다. 미·일과 중·러의 대결 구도가 격화하면 한반도가 화약고로 변할 수 있다는 비상한 각오를 하고 만반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북핵 해법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한·미, 최악의 상태로 악화하는 한·일 관계를 정상으로 복원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북·중·러에 상응하는 한·미·일 구도를 만들어야 만일의 사태에 대처할 수 있다. 정부는 중·러 군용기들의 KADIZ 무단 진입과 영공 침범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엄중하게 요구해야 한다. 올 들어 중국 군용기는 25차례, 러시아 군용기는 13차례 KADIZ를 침범했다. 중·러는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완전한 북핵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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