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은 2급 이하 비밀을 교환하는 협정이다. 한국은 휴민트(인적 정보)와 감청수단 등을 통해 수집한 대북 군사정보를 제공한다. 일본이 교류하는 정보는 정보위성이나 이지스함 등에서 확보한 시긴트다. 지소미아는 군사 분야에서 한·일이 체결한 최초이자 유일한 협정이다. 35년간 일제 치하를 겪은 우리 내부의 반감이 커 한 차례 큰 파동을 거쳤다.

이명박정부 말기이던 2012년 6월 26일 국무회의에서 지소미아 체결안이 처리됐다.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 중이었다. 안건이 차관회의를 거치지 않은데다 협상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밀실 추진’ 논란에 휩싸였다. 야당은 ‘뼛속까지 친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급기야 당시 여당 원내대표가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협정 체결 연기를 요청했다. 사흘 뒤 도쿄에서 서명식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50분 전 한국 정부의 통보로 무산됐다. 이 여파로 외교부 대변인이 사임했고,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도 사퇴했다. 야당은 김황식 당시 총리 해임안까지 제출했으나 여당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에 미달돼 폐기되는 우여곡절을 거쳤다.

박근혜정부 때인 2016년 지소미아가 재등장했다. 2016년 1월 6일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이 있었고 9월 9일 5차 핵실험이 감행됐다. 2013년 이후 수시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이뤄지던 시점이었다. 그해 10월 정부는 지소미아 재추진을 발표했고, 11월 22일 국무회의에서 협정안이 통과됐다. 최순실 사태로 정국이 복잡하던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추진 과정이 비교적 충실히 공개됐다. 야권은 여전히 강하게 반대했지만 북핵과 미사일 바람에 여론이 과거와 달랐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11월 23일 비공개 서명식을 가졌다.

일본의 경제도발 대응 수단으로 1년 단위인 지소미아 시한 연장을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분위기다. 폐기될 경우 한·미·일 삼각 공조 및 대북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다시 체결하려면 또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해는 삼각 공조의 빈틈을 노린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전투기까지 발진해 파기 여론을 강화시키고 있다.

김의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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