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는 안팎으로 난국에 빠져 있다. 경제와 안보가 나란히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경제정책 실패와 세계경기 둔화에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맞물려 경제는 갈수록 쪼그라든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북한이 대놓고 문 대통령을 비난할 만큼 남북관계마저 흔들리고 있다. 제대로 풀리는 구석을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인데, 민심을 잃은 것은 정부·여당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한국당이었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5개월 만에 다시 10%대로 추락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48%로 전주와 같았지만 한국당은 19%를 기록해 20% 벽이 깨졌다. 더불어민주당의 반토막에 불과하다. 황교안 대표 취임 후 한때 상승했던 수치를 고스란히 반납했고, 정부의 실책에서 반사이익도 못 챙기는 야당이 됐다. 정부와 여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 국민도 한국당은 쳐다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정치권에선 각종 망언과 막말, 쇄신 부재의 도로 친박당,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구태의연한 메시지 등을 한국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이유는 국회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정권을 쥔 쪽은 정부 부처와 각종 기구를 통해 정책을 실행하며 실력을 평가받지만 야당이 유권자에게 실력을 검증받을 공간은 입법기관인 국회밖에 없다. 지난 4월 5일 이후 국회에서는 단 한 건의 법안도 통과되지 않았다. 석 달 넘게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안은 사상 초유의 무산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규제혁신 법안, 기업 경쟁력을 위한 법안, 노동시장의 변화를 겨냥한 법안 등 민생경제와 직결된 법안들도 모조리 발이 묶였다. 한국당 지도부가 민생투어를 한다며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정작 민생을 위한 본연의 입법 활동은 지난 넉 달간 하나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다시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냈고, 이는 패스트트랙 폭력사태 수사를 피하려는 방탄국회란 의심을 사고 있다.

요즘 같은 난국에 유권자가 야당을 판단하는 기준은 대안세력이 되는가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주어진 일도 하지 않는 이들을 어떻게 대안세력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날로 추락하는 지지율이 고민스럽다면 한국당은 일부터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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