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설기관 암 발생률 가파른 증가세… 전 세계 의학계 긴장

김지연 약사의 ‘덮으려는 자 펼치려는 자’ <6> 충격적인 ‘항문암’ 실태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인 김지연 약사가 2017년 6월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에서 동성애를 합법화하려는 법적 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를 보면 건강검진 대상자들이 어떤 암을 검사받아야 하는지 나와 있다. 2018년은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 유방암인데, 각 암의 검진 주기도 함께 안내한다. 미국 보건당국 역시 5대 암, 이른바 발병 빈도가 비교적 높은 암에 대해 조기 검진을 당부하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따르면 미국은 1990년대 초부터 암 환자의 사망률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다른 암에 비해 흔하지 않은 항문암이 1975년 이래로 가파른 증가 추세에 있다. 국립암연구소 통계에 의하면 항문암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2.2%씩 증가하고 있으며, 사망률 역시 매년 2.9%씩 증가하고 있다. 국립암연구소는 항문암 환자가 2018년 신규로 8580명 발생할 것이며, 같은 해 1160명이 항문암으로 사망하게 될 것이라고 추정치까지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전체 암 중에서 2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놀라운 점은 항문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핵심 그룹이 동성 간 성관계를 갖는 남성이라는 것이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는 종류가 다양하며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항문암의 대표적인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항문암의 주된 원인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로 꼽힌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100% 항문암 발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항문암에 걸릴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다. 국립암연구소는 미국 내외 항문암 환자의 10명 중 9명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려스러운 사실은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항문암이 지나치게 많이 발병한다는 점이다. 미국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들은 타 집단보다 월등하게 항문암에 많이 걸리는 것으로 나온다. 특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백인 남성 동성애자의 항문암 발병률이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남성 동성애자들이 일반 남성들보다 17배 가까이 항문암에 많이 걸린다고 홈페이지에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특수한 그룹이 일반 그룹보다 2배 이상 특정 질환에 많이 걸린다면 연구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항문이라는 특정 부위에 집중적으로 암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는 그룹은 단 하나, 남성 동성애자 그룹이다.

영국의 HIV협회는 남성 동성애자들에게 항문암이 증가하고 있으며 항문암의 90% 이상이 사람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했다. 특히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성 동성애자의 경우 항문암 발병률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와 남성들’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항문성교를 하는 남성을 포함해 항문암 위험이 큰 남성에게 항문 세포 도말 검사를 시행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특히 보고서를 통해 해마다 400명의 남성이 사람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음경암(cancers of the penis)에도 걸린다고 보고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열린 제4회 국제에이즈·악성종양학회에서 앤드류 그루리 박사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와 관련된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그는 항문암의 대부분은 여성 역할을 하는 항문 성교자에게 발생하며 HIV 양성인 게이 남성의 90% 및 HIV 음성인 게이 남성의 65%가 사람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밝힌 것이다.

즉 남성 동성애자들이 위험한 성관계를 통해 일반인보다 HPV에 쉽게 감염된다는 뜻이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 보건당국은 남성 간 성접촉을 하는 남자들(men who have sex with men)에게 HPV 예방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미국의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암 환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창설된 ‘전국 LGBT 암네트워크’는 에이즈 양성인 남성 동성애자와 양성애자는 93%가 HPV에도 감염돼 있고, HIV 음성인 남성 동성애자와 남성 양성애자는 61%가 HPV에 감염됐지만, 동성 간 성행위를 하지 않는 남자의 HPV 감염은 50% 이하라고 발표했다.

높은 HPV 감염률은 항문암으로 직결된다. 해외에는 남성 동성애자에게 만연된 항문암에 대한 논문과 보건당국의 발표, 기사가 많다. 하지만 국내에는 관련 자료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

2012년 한 언론 의학코너에 남성 동성애자들의 항문암 발병률에 대한 기사가 실려 이목을 끌었다. 호주 뉴사우스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내용을 기사화했는데, 2014년 HPV 감염과 항문상피내종양 유병률과 발생률을 연구한 53개 논문을 검토한 결과, 남성 동성애자는 항문을 통한 성 접촉을 통해 병이 잘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논문 검토 결과 남성 동성애자들이 HPV 감염에 따른 항문상피 내종양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이야기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시대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등 선진국에서 전체 암 발생률이 상당히 감소하고 있다는 보고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와 달리 맹렬히 증가하는 남성 동성애자의 항문암 발병은 전 세계 의학계에 새로운 긴장감을 안겨주고 있다.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하더라도 배설기관을 통한 성행위의 위험성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대학병원 대장암센터 교수의 깊은 한숨이 생각난다.

김지연 약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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