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오는 8월 2일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 국가)에서 한국 제외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8월 하순부터 화이트리스트에서의 배제가 현실로 닥친다. 일본의 부당한 3대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지난 한 달 동안 한·일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여기에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추가된다면 일본은 한국과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에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다. 식품, 목재 같은 것을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이 포괄 허가에서 개별 허가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한국과 거래하는 업체들은 건건이 심사를 받아야 한다.

화이트리스트는 안보 측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을 말한다. 이것에서 제외한다는 건 안보적 신뢰를 거둬들이겠다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면서 아베 정권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은 유지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정권의 이중적 행태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이 모순이란 것을 자인하는 꼴이기도 하다. 이러니 일본 시민사회나 지식인층에서 한국을 적으로 만들지 말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격발된 무역전쟁은 경제 분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안보 등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양국의 비우호적 조치들이 나올 가능성이 작지 않다. 그 악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양국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도 갈 수 있다.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자유무역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는 한국 측 주장에 제대로 된 대답을 국제사회에 내놓지 못했다. 양자대화도 거부하고 있다. 궁색한 태도다. 한국을 향한 잇단 아베 정권의 부당한 조치는 무역전쟁을 넘어 궁극적으로 과거와 다른 형태의 제국주의를 획책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위험한 결정이며 자유무역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다. 결국 일본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배제 결정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수출 규제 조치도 거둬들이는 것이 마땅하다.

작금의 일본 행태는 국제적 리더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아베는 오사카 G20 회의에서 자유롭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무역의 원칙을 말했다. 그 말대로 실천하는 게 일본에도 도움이 된다. 한·일 외교장관은 오는 2일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다. 장관회담으로 문제 해결의 계기를 마련하기 바란다. 아베가 정말로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긴다면 그 대가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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