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업계 노조들이 하투(夏鬪)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노조와 기아차노조는 30일 각각 조합원 5만여명과 3만여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벌였다. 현대·기아차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8년 연속 노사 분규를 겪게 된다. 현대·기아차노조는 기본급 12만3526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 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노조는 휴가철을 앞두고 쟁의행위 안건을 통과시킨 뒤 내달 투쟁 시기와 수위를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GM노조는 쟁의행위에 돌입하기로 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한국GM 사측은 최근 5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해 노조의 임금 인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차노조는 다른 완성차 노조보다 높은 기본금 8% 인상과 노조원과 비노조원을 차별 대우하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쟁의행위를 결정하고 내달 중순부터 부분파업에 나설 전망이다.

일본의 경제보복과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한국 경제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7100만여대인 반면 판매량은 6500만여대에 불과했다. 공급 과잉과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직면한 세계 굴지의 회사들은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국내 5개 완성차 회사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2.1%에 달해 외국 자동차 회사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 현대차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9200만원으로 외국 경쟁사를 크게 웃돌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앞날이 매우 불투명한데도 한국 자동차업계 노조가 연례적인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것은 노사 공멸을 자초하는 일이다. 조선업계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자동차·조선업계 사측은 노조의 파업 철회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되,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다면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확실히 지켜야 한다. 만약 노조가 불법 파업에 돌입하면 노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법적 투쟁도 벌여야 한다. 올 들어 이른 시일 안에 임단협을 타결한 이정묵 SK이노베이션 노조위원장은 “시대가 바뀌었으니 노조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조선업계 노조들은 노사 상생 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 위원장의 발언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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