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지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3월 방송된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했다. 리오넬 메시와 함께 세계 축구계를 호령하는 호날두의 깜짝 출연에 시청자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탈리아에서 꿈에 그리던 호날두의 품에 안긴 한국 축구 유망주 원태훈(13)군은 꿈을 이룬 듯 활짝 웃었다. 호날두와 만난다는 말을 듣고 긴가민가하던 원군은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뒤를 돌아봤는데 빛이 나더라”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원군이 “유럽 리그에서 뛰는 것이 꿈인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자 호날두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의 꿈이 실현되길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시청자들은 호날두의 인품에 깊은 감명을 받았을 것이다. 원군은 롤모델인 호날두의 응원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도 축구화 끈을 단단히 동여맬 것으로 짐작된다.

이탈리아 프로축구단 유벤투스와 호날두의 오만함과 무례함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유벤투스는 지난 26일 K리그 올스타팀과 친선경기를 벌였다. 호날두가 최소 45분 출전한다는 계약조건이 붙었다. 호날두는 벤치만 지키고 단 1초도 출전하지 않았다. 그는 팬 사인회에도 불참했다. 유벤투스는 경기를 1시간 가까이 지연시켰다. ‘전·후반을 각 40분, 하프타임을 10분으로 줄이자’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는 갑질까지 자행했다. 격이 떨어진 친선경기를 하고도 35억원가량을 챙겼다.

한국을 떠난 호날두는 ‘집에 오니 좋다’는 자막과 함께 운동하는 모습을 SNS에 올렸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가 시상한 ‘마르카 레전드 어워드’ 상을 받은 그는 “행복하고 영광스럽다”고 했을 뿐 한국 팬에 대한 사과를 외면했다. 호날두와 유벤투스는 최대 40만원대의 입장료를 낸 한국 팬을 우롱하고 축구 꿈나무들의 꿈을 무참히 짓밟았다. 한국 팬들은 원군을 격려한 호날두와 무례를 범한 ‘날강두(날강도+호날두)’가 과연 동일인인지 의아해하고 있다.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와 세리에A,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축구 팬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오석현 변호사가 주최사인 더페스타, 유벤투스, 호날두를 사기 혐의로 고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소송·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유벤투스와 호날두가 명성에 걸맞은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

염성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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