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와 호흡 맞추자 작은 교회가 성장을 시작했다

[3040 목회자리포트] (4) 하남 다음세대교회 서태근 목사

서태근 하남 다음세대교회 목사는 31일 “다음세대를 위해서도 새벽기도 정통예전 등 신앙의 유산을 잘 물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하남=강민석 선임기자

교회 이름부터 다음세대교회다. 다음세대에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유산을 전수하자는 사명을 내세운다. 재개발 바람이 살짝 비껴간 경기도 하남 구도심의 상가 3층에 이 교회가 있다. 백석대 신학과 97학번인 서태근(41) 목사가 섬기고 있다.

서 목사는 30대 중반이던 2013년 이 교회에 위임목사로 부임했다. 말이 위임이지 10여명의 성도만 남아 있어 개척교회와 다름없었다. 노회에서도 한때는 없어질 교회로 분류했을 정도다. 서 목사는 부임 직후 공동의회를 열어 평균연령 65세인 성도들과 함께 교회 이름을 다음세대로 바꾸기로 결의했다.

31일 교회에서 만난 서 목사는 “모세와 여호수아에 이어 다음세대가 나와야 하는데 한국교회는 다른 세대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믿음을 알지 못하는 다른 세대가 나와선 성경 그대로 혼탁한 사사시대로 접어들 수밖에 없으므로 다음세대 사역에 집중하기로 성도들과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후 조손가정 아이들을 위한 문화센터부터 개설했다. 인근에 초중고가 밀집해 있지만 가난한 동네여서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지 못하고 방치돼 있었다. 음악 미술 영어 등 문화센터 강좌가 정착돼 아이들을 보듬은 후엔 청년 전도를 위해 농구팀을 만들었다. 신장 187㎝인 서 목사가 주축이 돼 남성 집사들과 함께 주일 오후 예배 이후 하남시청 일대에서 청년들과 경기를 하고 밥을 먹으며 말씀을 나눴다. 농구팀 이름도 넥스트(NEXT)다. 매주 목요일 새벽에는 푸드트럭을 이끌고 등굣길 아이들에게 달걀토스트를 나눠준다. 아침을 먹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오병이어의 마음이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다.

다음세대 사역 6년 만에 얻은 열매는 적지 않다. 교회는 장년 70명, 교회학교 학생 30명이 출석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만 영아부에 6명의 아기가 새로 출석하기 시작했다.

서 목사는 “다음세대를 위한다고 해서 예배 형식을 무너뜨려선 안 된다”며 “우리 교회는 한국교회 신앙 선배들의 아름다운 전통인 새벽기도부터 철저히 지킨다”고 말했다. 지난 6년간 새벽기도를 통해 성경 66권 전체를 일람했다. 지금은 시편에 이어 잠언서 말씀을 다시 읽고 있다. 예배도 성가대 찬양과 절제된 음악 등 정통 예전을 강조한다. 찬양 달란트가 있고 30대에 부임했으며 교회 이름도 다음세대인데 파격적 CCM과 무대 장치 없이 엄숙함을 강조하니 ‘예배는 왜 꼰대 스타일이냐’는 동료 목회자들의 놀림도 받았다.

서 목사는 지난 8일부터 ‘세이레 작정 기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전 6시 새벽기도 시작 때부터 정오까지 계속해서 강대상을 지키며 기도하는 것이다. 서 목사는 “온전히 저 자신을 죽이고 십자가에 매달아 제 뜻이 아닌 주님의 말씀으로 삶을 다시 채우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상가교회는 전도의 최전선이다. 서 목사는 “우리 교회에는 수평 이동해 오는 교인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교회를 다녀본 사람은 번듯한 외형의 교회를 찾지, 굳이 상가교회까지 찾아오지 않는다. 난생처음 복음을 접하는 사람들이 상가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서 목사는 “부활절과 추수감사절, 두 차례 세례식을 하는데 한 번도 세례자가 끊긴 적이 없다”며 “우리같이 작은 교회에선 그게 최고의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다음세대교회는 오는 12월 인근 552㎡(167평) 대지에 새로 건축 중인 4층 예배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현 상가교회에서 영아부 유치부 초등부 중고등부 청년부 장년부가 예배를 드리다 보니 공간이 부족해 성도들이 먼저 건축위원회를 구성했다. 경매로 나온 부지를 시세보다 싸게 구입해 빚을 내진 않았지만, 건축비는 일부 땅을 담보로 충당할 예정이다.

교회건축과정에서 종종 나타나는 잡음이 이곳에는 없다. 서 목사에 대한 성도들의 신뢰가 높기 때문이다. 서 목사는 6년 전이나 지금이나 월 200만원 수준의 사례비를 받고 있다. 공동의회 때마다 사례비 인상안이 나오지만 모두 고사했다.

서 목사는 “제 할머니께서 손자를 목회자로 써달라고 서원하셨고, 저는 교회에 있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다”며 “좋아하는 교회에서 지내고 연애하듯 기쁨과 설렘으로 목회하는데 사례비까지 주시니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어려운 가운데 3040 목회자들이 개척을 하거나 작은 교회로 가는 것을 주저하는 현실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다.

“부족하지만 제가 처한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하나님께서 쓰신다고 생각합니다. 과부인 룻이 시어머니 나오미와 함께 이스라엘에 돌아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추수하고 남은 이삭을 줍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룻은 최선을 다해 이삭을 주워 시어머니를 섬겼고 하나님은 보아스를 만나게 해주시고 믿음의 계보 안에 넣어주셨습니다. 작은 교회는 대형교회처럼 큰일은 못 해도 이삭 줍는 일을 하면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일하실 것입니다.”

하남=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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