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에서 전단지를 받아든 이가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실종된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전단지였다. 그는 오래전 서울 명동에서 같은 제목의 현수막을 본 기억이 난다고 했다. 오래전이란 시점은 1999년을 말하는 것이었다. 당시 애타게 찾던 송혜희를 지금도 애타게 찾으며 전단지를 돌린 사람은 그의 아버지였다. 글쓴이는 20년 전 실종사건이 아직도 진행 중이란 사실을 전하며 안타까워했다.

혜희는 경기도 평택의 고교 3학년생이었다. “공부하고 올게요” 하고 나갔는데 늦은 귀갓길에 버스를 내리며 목격된 게 마지막이었다. 부모는 정류장부터 집까지 “모래밭에서 좁쌀 찾듯이” 뒤졌다. 흔적이 나오지 않자 전국으로 범위를 넓혔다. 재산을 정리해 1t 트럭을 사서 전단과 현수막을 붙이고 다녔다. 그 사이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20년 넘도록 낡은 현수막을 갈아 붙이며 매달 새 전단지를 인쇄하고 있다.

김은지양 부모도 같은 길을 걸었다. 2002년 서울 신대방동 단칸방에서 새벽에 다섯 살 아이가 사라졌다. 생업을 포기하고 찾아 나선 부모는 인근에 전단지를 배포하다 역시 트럭을 구입했다. 차에서 숙식하며 전국에 전단지를 붙였다. 심한 스트레스를 겪던 아버지가 병에 걸렸고 부부는 여러 번 극단적 선택의 기로에 섰다. 2004년 동네에서 자전거를 타다 실종된 여섯 살 우정선양의 수색 전단지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변했으리란 컴퓨터그래픽 사진과 함께 여기저기 붙어 있다. 아버지는 직장을 그만두고 대리운전을 하면서 이 전단을 붙이고 다닌다. 이 집에도 불행한 가정사가 뒤따랐지만 전단은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 지적장애 2급의 열네 살 조은누리양이 산행 중 실종된 지 열흘이 지났다. 일행과 함께 걷다가 먼저 내려갔는데 행방이 묘연하다. 불과 10분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다른 아이들이 곧 뒤따라 내려갔지만 보이지 않았다. 경찰과 군인 등 연인원 수천명이 동원돼 찾고 있다. 혜희와 은지와 정선이네가 그렇듯이 실종사건은 결코 종결되지 않는다. 수색은 마무리되고 수사는 접을지라도 사라진 이를 찾는 가족의 노력은 종착점이 없다. 해마다 2만건씩 실종신고가 접수된다. 그중 10명 안팎은 끝내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누적된 장기 실종자가 현재 600명이다. 이런 일을 겪은 부모의 심정을 감히 짐작한다고 말할 수 없다. 어떻게든 찾아내기를 기원한다.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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