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이틀 만에 중단되는 일이 일어났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기획전으로 지난 1일 개막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이 3일 오후 중단됐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측이 밝힌 전시 중단 이유는 항의 전화와 팩스, 메일이 쇄도한다는 것이었다. ‘표현의 부자유…’ 전에는 소녀상 외에도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 9조를 주제로 한 일본 전통 시가 하이쿠(俳句), 태평양전쟁의 주범 히로히토 전 일왕의 초상화가 불태워지는 영상작품 등도 전시됐다.

하이쿠와 영상작품 등은 일본 각 미술관에서 철거된 작품들이라고 한다. 소녀상을 포함해 하나같이 일본의 과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아베 정권의 성향과는 맞지 않는 작품들이다. 전시 개막 후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은 전시 중단을 요구했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예술제에 대한 정부 교부금 지원과 관련해 “정밀 조사 뒤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노골적인 압력을 가했다. 일본 내 반대 여론은 구실일 뿐 아베 정권의 압력으로 전시가 전격 취소된 거나 다름없다. 아베 정권은 과거의 잘못을 부정, 왜곡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 표현의 자유마저 억압하는 반민주적 행태를 서슴 없이 자행하고 있다. 일본 내 여론이 그렇다.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은 4일자 신문에 ‘표현의 부자유…’ 전 중단을 비판하는 내용을 1면 머릿기사로 실었다. 아사히신문은 도나미 고지 와세다 명예교수의 말을 인용, “소녀상 등의 설치가 불쾌하다는 이유로 전시를 중단한 것은 표현의 자유에 반하고, 비판이 강하다는 이유로 주최 측이 전시를 중단한 것도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은 ‘전시를 계속해야 한다’는 일본펜클럽 성명을 실었다.

일본의 양심은 아베의 폭주를 우려한다. 전시회 중단은 사상 검열이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일본의 저급한 인권의식을 세계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개탄한다. 지난주 막을 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의장성명을 통해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고 자유무역을 강조했다. 국제사회와 일본의 양심도 아니라는데 아베 정권은 오불관언이다. 아베 정권의 오만이 갈수록 도를 더하니 일개 차관급에 불과한 일본 관리까지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고 극일 의지를 밝힌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무례하다”고 망발을 해댄다. 그만큼 일본이 초조하다는 방증이다. 일본의 양심이 깨어나고 있다. 국제사회도 아베 정권의 수출규제에 부정적이다. 더 이상의 무리수는 아베 정권의 고립만 자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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