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기감 감독회장 또 직무정지… ‘4년 전임제’가 화근

전명구 감독회장(가운데)이 2016년 10월 경기도 성남 불꽃교회에서 진행된 취임 감사예배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민일보DB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6500여개의 교회가 있는 대형 교단입니다. 교회연합운동을 주도하는 교단이기도 하죠. 하지만 2004년, ‘4년 전임 감독회장제’를 도입한 뒤 크고 작은 소송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도력과 영향력이 휘청거리는 이유입니다.

이 제도에 따르면 감독회장이 되면 시무하던 교회에서 사임한 뒤 4년 동안 교단의 수장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2년 겸임 감독회장제(담임목사와 감독회장 겸직)와 비교하면 임기와 영향력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권한을 가지는 겁니다.

그러나 확대된 권한은 욕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감독회장 선거가 과열되기 시작했고 당선되더라도 불법, 금권선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습니다. 10년 넘도록 되풀이되는 기감 내 소송전은 모두 감독회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시비입니다.

최근 기감 본부는 또다시 위기에 빠졌습니다. 전명구 감독회장의 직무가 또 정지되어서입니다. 2016년 11월 감독회장이 된 전 목사는 지난해 4월 첫 번째로 직무가 정지됩니다. 그러다 법원이 전 목사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같은 해 10월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서울고등법원이 전 감독회장의 직무를 다시 정지했습니다. 두 차례나 직무가 정지되는, 흔치 않은 일이 생긴 것입니다.

기감은 오는 20일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선출합니다. 이번에 선출되는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내년 10월 말까지 기감을 이끌게 됩니다. 벌써 교단 내부에선 여러 목회자가 후보로 거명되고 있습니다. 선거전도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선거전과는 별개로 ‘4년 전임 감독회장제’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마침 기감은 10월 입법의회를 엽니다. 입법의회에서는 국가의 헌법에 해당하는 교리와 장정을 개정합니다. 입법의회에서 다뤄질 안건을 검토하는 장정개정위원회에 이미 감독회장 제도 개정안이 상정돼 있습니다. 2년 겸임제로 돌아가자는 게 골자입니다.

4년 전임제의 실효성이 없다는 정황이 드러난 게 개정안 상정 이유입니다. 책임 있는 교단 운영과 교회연합 사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4년 전임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반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도 기감 내 목사들 사이에선 4년 전임제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얼마나 큰 권한이 주어지는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부담과 희생이 있더라도 현 제도하에서 감독회장이 되고 싶은 겁니다. 언제까지 구습에 따라야 할까요. 지도자들부터 과감히 욕심을 버릴 때 교단 정상화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결단만 남았습니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사람을 벗어 버리고.”(엡 4:22)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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