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군견은 냄새를 잘 맡는 군견이다. 요즘 군견은 적을 공격하는 대신 수색, 추적, 경계, 탐지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금속탐지기나 전자코 등 아무리 첨단 장비가 발달해도 아직은 군견의 능력을 대체할 수 없다. 군견이 퇴역하는 가장 큰 이유도 후각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열흘 동안 실종됐던 중학생 조은누리양을 찾기 위해 육군 32사단 박상진 원사와 함께 산을 내려오던 군견 달관이가 갑자기 ‘보고 자세’를 취했다. 길도 없는 수풀 뒤쪽 바위틈에 쓰러져 있던 조양의 냄새를 맡자마자 훈련받은 대로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앉는 자세를 취한 것이다. 다른 군견들이 스쳐 지나간 곳이지만 달관이는 조양의 냄새를 놓치지 않았다. 무더위 속에 온 산을 뒤지고 다니던 박 원사는 “고등학생 딸이 있는 아빠로서 조양을 발견하고 가슴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좋은 군견은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양성된다. 달관이도 춘천의 군견훈련소에서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쳤다. 2014년 이 곳으로 수송되던 중 이중 철망을 뚫고 탈출했다가 하루 만에 주민들의 신고로 붙잡힌 탈영 전력이 있지만 10개 항목으로 구성된 군견자격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이어 20주간의 훈련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전체 군견 후보 중 30%만 합격된다. 달관이는 요즘도 하루 4시간씩 훈련을 한다. 군견으로는 독일의 셰퍼드, 벨기에 말리노이즈, 캐나다 리트리버 등이 주로 선발되는데 현재 1300여 마리의 군견 대부분이 달관이와 같은 셰퍼드다. 군견 한 마리를 육성하는데 수천만원이 든다고 한다. 적에게 군견은 지휘관, 무전병과 함께 우선 저격대상이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도 공비가 군견 노도를 먼저 쏴 죽였다.

훈장을 받은 군견도 있다. 1968년 군견 린틴은 김신조 등 무장공비들의 도주 경로를 발견했다. 이 공로로 인헌무공훈장을 받았다. 90년 군견 헌트는 제4땅굴 수색 도중 북한군이 설치해놓은 목함지뢰를 찾아 터뜨려 병사들의 생명을 구하고 죽었다. 인헌무공훈장을 받은 헌트는 군견 최초로 장교 계급인 소위로 추서됐고 현장에는 동상도 세워졌다. 달관이는 군사작전에 투입된 것이 아닌데다 표창 기준도 없어 표창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군견들은 보통 7∼8세에 퇴역해 일반인에게 분양되기도 한다. 현재 7세인 달관이도 퇴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혹시 조양 가족이 원한다면 달관이를 이들에게 분양하면 어떨까.

신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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